전방위 공안탄압 맞서
생활운동 전환 고심
“기륭전자·KBS사태 등
자발적 촛불 지속 결합”
생활운동 전환 고심
“기륭전자·KBS사태 등
자발적 촛불 지속 결합”
지난 15일로 100회를 맞은 ‘촛불’의 진로를 두고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누리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책회의는 100회 촛불집회에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한다”는 국민선언문을 내놨지만, 촛불의 ‘불씨’까지 제거하려는 정부의 초강수에 맞서는 동시에 100회를 넘기면서 생기는 피로감을 극복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회의의 고민은 우선 ‘촛불’을 어떻게 생활 밀착형 소비자운동으로 전환하는가에 맞춰져 있다. 대책회의 스스로 소규모 풀뿌리 운동을 만들긴 어렵지만, 다가오는 추석 등을 계기로 적극적인 홍보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불매운동과 유통저지운동은 이미 시작됐고, 추석을 앞두고는 미국산 쇠고기 선물 거부운동, 차례상에 미국산 쇠고기 올리지 않기 운동 등을 벌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공안 탄압에 맞서는 활동은 소비자 운동과 관계없이 계속된다. 대책회의는 이미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공안탄압 워크숍을 열고 ‘공안탄압분쇄 위원회’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8일 국회 앞에서 경찰청장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촉구’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주말 공안탄압에 항의하는 집중 촛불집회 개최 여부도 논의 중이다.
대책회의는 또 현안별 ‘촛불’도 꺼뜨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륭전자 앞 촛불집회를 여는 한편, 방송 장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에도 결합할 방침이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27일 열리는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까지 이런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자진출두 논의가 있었던 수배자들의 조계사 농성도 당분간 유지된다. 대책위 관계자는 “농성을 풀 명분도 없고 얻은 게 없는 상황에서, 외부적인 환경과 정세에 대한 판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추석까지는 조계사에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촛불집회의 한 축인 온라인 정책카페에서도 진로를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미친소닷넷의 한 회원은 “소수가 되더라도 도심 촛불집회를 이어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헌신성 있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책반대시민연대 카페지기 ‘시지프’는 “누리꾼 개개인의 성향이 다양하지만, 우리 카페는 대체적으로 생활 밀착형 운동으로 전환하려는 대책회의의 방침에 동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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