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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자살·성적·진로 10대들의 상담소

등록 2008-08-17 22:31

청소년이 만든 인터넷방송국 ‘엔츠’
“학교 생활도 그렇고 정말 살기가 싫고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어머니는 저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며칠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5년 전부터 자살 시도를 해 왔고 생각해 왔습니다.”

자신들의 언어로 고민 치유
“어른과 이어주는 희망의 끈”

10대들이 만든 인터넷 방송 사이트 엔츠(etz.muz.ro)에 지난 6월28일 도착한 사연이다. 곧 고민 상담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 ‘나의 마음에 자유를 외치다’를 진행하던 아이디 ‘천이후’(18·고3)는 조용히 타일렀다. “나도 예전에 버스카드 8만원만 달랑 충전해 가출한 적이 있어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노숙자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는데 나보다 힘든 사람들이 많더군요.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삶을 잘 살 용기도 더 있을 거예요.”

올 1월 10대들이 직접 차린 ‘엔츠’가 10대 청소년들의 눈길을 당기고 있다. 한 학생의 자살 고민 상담이 알려지면서, 이를 자살 카페 등에서 본 10대 ‘자살 고민자’ 등이 엔츠로 몰린 것이다. 방송 청취자는 갑절 이상 늘었고, 하루 평균 접속자도 1만명을 넘겼다. 천이후는 “자살 카페에 가입한 이들의 상당수가 10대들인데, 왕따, 성적 고민 등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친구들이 주로 자살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츠에 닿은 사연들은 10대의 고민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초등학교 3학년인데 함께 놀 친구가 없다. 친구들은 학교를 마치면 모두 학원에 가지만 난 학원 갈 형편이 안 돼 속상하다.” “중학교 3학년인데 인문계와 실업계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부모님은 실업계 갈 거면 집을 나가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엔츠 대표인 김준회(18·고3)군은 “같은 또래라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 같다”며 “어른들처럼 ‘학생은 공부를 잘 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더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방문자가 급증하면서, 한 달 서버 유지비 등이 50만원을 넘는 등 학생들의 힘만으로 운영하기가 여려워졌다. 운영진은 결국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도와 달라”며 다음의 ‘희망모금’(hyphen.daum.net/request)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군은 “엔츠 방송은 10대와 어른들을 이어 주는 ‘희망의 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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