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후원자 박연차 회장에 특혜” 진정 관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는 농협이 자회사 휴켐스를 태광실업에 매각하는 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접수받아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태광실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63)씨가 회장인 회사로, 농협이 이런 점을 감안해 매각 대금을 깎아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2005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바 있다.
검찰은 ‘농협사랑지킴이’라는 모임이 최근 “농협이 휴켐스를 태광실업에 헐값으로 넘겼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냄에 따라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검찰은 진정인과 회계법인 관련자 등을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에 관여한 농협과 태광실업 관계자도 조사할 예정이다.
농협은 2006년 6월 남해화학에서 정밀화학 분야를 분리해 만든 휴켐스의 주식 46%를 1700억여원에 태광실업에 넘기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계약 과정에서 두 차례에 걸쳐 300억여원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넘겼다. 농협 관계자는 “공개입찰에서 태광실업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면서 “본계약에서 177억원을 할인한 것은 휴켐스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고 일종의 편법을 쓴 게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후 127억을 더 할인해 준 것은 휴켐스 노조가 태광의 현장 실사를 막아 매각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자 태광 쪽이 ‘손실을 물어주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해, 태광 쪽 피해액을 물어 준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말부터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