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조선일보에 기고
“재판 실무능력 가장 중요”
“재판 실무능력 가장 중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요구를 타고 학계 출신 첫 대법관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양창수(56) 후보자(서울대 법대 교수)가, 정작 2003년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사법파동’ 당시에는 법원 밖 인물의 등용에 난색을 드러내는 내용의 칼럼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참여정부 첫 대법관 인선을 맞아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관 구성 다양화를 통한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대법원과 보수언론 등은 ‘실무 능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거듭 내세웠고, 결국 대법원장이 기수 서열에 따라 추천한 현직 법관 3명만 대법관 후보가 됐다. 이에 반발해 당시 부장판사였던 박시환 현 대법관이 사표를 내고, 판사들이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양 교수는 당시 <조선일보> 칼럼에서 “대법관 한 명이 매달 200건이 넘는 사건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재판업무 처리 능력을 가장 중요한 임명 기준의 하나로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이와 함께 특정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인물을 공개추천하면 재판의 객관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변호사단체와 시민단체의 공개추천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박근용 팀장은 26일 “많은 사건을 빨리 처리하는 능력을 임명 기준으로 한다면 불과 5년 정도의 법관 경력에 20년 넘게 재판실무를 맡지 않았던 양 후보자는 본인 말대로 자격이 없다는 말이 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양 후보자가 △아직도 업무처리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지 △후보자 공개추천을 여전히 반대하는지 등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내달 3·4일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앞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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