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장교 30여명 ‘부상’꾸며 보험금 나눠 챙겨
서울 수서경찰서는 29일 70여명의 전·현직 군인들을 보험에 가입시켜 허위 진단서 등으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상습사기 등)로 조아무개(36)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과 짜고 보험에 가입한 군인과 허위 진단서를 작성해 준 의사 등 90여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김아무개 상사 등 현역 군인 30여명은 군 수사기관에 이첩될 예정이다.
전직 군 간부 출신인 조씨 등은 2004년부터 5년여 동안 서울 여의도에 ㅇ보험 지점 사무실을 개설하고, 이아무개(34)씨 등 전·현직 군인 70여명에게 접근해 기왕증(원래 앓던 병)을 군 복무 중 부상으로 꾸며 30여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대부분 특전사 전역자인 이들은 현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허위 진단서를 만들거나 기왕증을 훈련 과정의 부상으로 꾸미는 데 약속하고 보험에 가입한 뒤 수십억원 대의 보험금을 받아 나눠 가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입대 전 질환을 앓던 현역 군인들에게 “퇴직 재테크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접근해, 보험 납입금과 가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사진을 찍을 돈을 주고 중소형 보험회사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경찰은 “군 병원의 경우, 훈련·작전 수행이 원활할 때까지 입원시키는 점을 이용해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점을 노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험금을 타낸 전·현직 군인들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조씨 등 보험사기단에 수천만원씩 사례금으로 입금한 계좌 내역을 확보하고, 보험 가입 뒤 단기간에 사고를 당해 보험금을 받은 500여명의 군 전역자 명단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넘겨받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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