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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포늪 연구’ 망친 체험장 공사

등록 2008-09-03 21:46수정 2008-09-03 22:48

우포늪 습지 보호지역 안 국가 장기 생태연구사업 연구 지역의 훼손되기 이전 모습(위)과 훼손된 뒤 모습.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제공
우포늪 습지 보호지역 안 국가 장기 생태연구사업 연구 지역의 훼손되기 이전 모습(위)과 훼손된 뒤 모습.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제공
보호구역안 생태연구시설 4곳 중장비로 뭉개
환경부서 공사허가…람사르총회 코앞 망신살
경남 창녕군이 오는 10월 ‘환경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국제 환경회의인 람사르 총회 개최를 앞두고 국내 최대 자연늪인 우포늪 주변에 습지체험시설을 설치하면서 국가 장기 생태연구 목적의 연구 방형구 4곳을 훼손해 말썽이 되고 있다.

연구 방형구란 어떤 지역의 식물상 변화를 관찰하는 표본 구역인데,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 연구팀이 2006년 ‘기후 변화에 따른 방치 경작지의 자연 천이 과정’ 연구를 위해 우포늪 주변에 설치하고 2년째 모니터링해 오던 것들이다.

3일 창녕군과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창녕군이 우포늪 습지보호지역 안인 유어면 세진리 271번지에 1700여평 규모로 조성 중인 생태체험단지 사업의 시공업체가 지난달 말 공사하면서 사업구역 안에 있는 가로세로 각 2m짜리 연구 방형구 4곳을 중장비로 뭉갰다. 이에 따라 김 교수팀이 이들 방형구에서 2013년까지 10년간 진행하려던 장기 관찰 연구는 불가능해졌고, 지난 2년간 확보한 자료도 쓸모없게 됐다. 김 교수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한쪽에서는 환경 올림픽을 연다고 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환경 연구에 테러를 가한 격”이라고 말했다.

우포늪 일대는 습지보호지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이중 지정돼 환경부의 승인 없이는 훼손 행위로 이어질 사업을 할 수 없다. 이번 생태체험단지 조성 사업도, 2년 전 김 교수팀의 연구 방형구 설치도 모두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승인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한쪽에는 연구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다른 쪽에는 그곳을 훼손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 것이 문제”라며 환경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연구팀이 방형구 설치 위치를 임의로 옮긴 것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추경진 낙동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장은 “2년 전 방형구 설치를 허가한 지역은 생태체험단지 사업지역에서 120m쯤 떨어진 곳이어서 이번에 훼손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람사르 협약의 공식 명칭은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람사르는 1971년 협약이 채택된 이란의 도시 이름이다. 람사르 협약 당사국 회의는 3년마다 대륙별로 돌아가며 열리는 중요한 국제 환경행사다. 창녕에서 10월28일~11월4일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10차 당사국 회의에는 165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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