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부경(53·사진)
1일 등대장 선정…“동도에 최초 주민 거처 추진중”
“단 하루라도 동해바다에 시의 등불을 밝힐까 합니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이 우리 땅 독도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모집한 독도등대 1일 등대장에 선발된 ‘독도시인’ 편부경(53·사진)씨의 소감이다. 포항항만청은 지난달 29일까지 1일 등대장 체험행사 참가를 신청한 61명 가운데 연령, 성별, 직업 및 지원동기 등을 심사해 편씨를 비롯해 10명을 선발했다. 모범운전자, 사회복지사, 전직 경찰·교장 등 다양하다. 이들은 22일부터 10월21일까지 한 달간 2명이 한 조가 돼 매주 1차례 1박2일간 독도등대 현장체험을 한다.
편씨는 “시인에게 등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체험인데 독도 등대는 더더욱 특별한 체험이 될 것”이라며 “이번 체험을 통해 좋은 시를 쓸 수 있지 않을까 벌써부터 설렌다”고 했다.
2000년 남편과 함께 독도로 본적을 옮긴 편씨는 2003년에는 경기 고양시였던 주민등록을 울릉군 독도리 산 20번지로 옮겨 독도 주민이 됐다. 그 뒤 한국시인협회 독도지회장 등을 맡아 독도에서 시낭송회를 열고, 환경정화활동을 벌이는 등 1년에 10여 차례 독도를 오가며 독도 사랑운동을 펼치고 있다.
2005년에는 독도 서도 어민대피소에 머물다 태풍이 오자 여러 날 독도 동도의 등대에 피신해 갇히는 ‘특별한 체험’도 했다.
편씨는 “최근 서도의 김성도씨 집과 세대를 분리해 동도에 최초의 일반 주민 거처를 마련하려 추진 중”이라며 “우리 땅 독도를 더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도록 정주여건과 접근성이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독도 등대는 1954년 최초 점등돼 1998년 유인등대로 됐으며 현재 6명의 등대원들이 한 달을 주기로 1개조 3명씩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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