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성사(사진)
극장업체 씨너스가 계속 운영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관인 서울 종로 단성사(사진)가 부도를 냈다.
우리은행은 단성사가 19일 은행 지점으로 돌아온 15억원의 당좌를 결제하지 못해 23일 최종 부도처리 됐다고 24일 밝혔다.
단성사는 1990년대 후반 거대 복합상영관이 등장한 이후 오랫동안 경영 부진을 겪어왔다. 2005년 2월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재기를 꾀했으나, 지난해에만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극장 단성사는 당분간 정상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부도 처리된 업주는 서울 종로구 묘동 56번지 복합건물 소유주인 ㈜단성사이고, 극장은 지난 5월부터 전문극장 업체인 ‘씨너스’가 임대해 ‘씨너스 단성사’란 이름으로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씨너스 쪽은 “지난 넉달 동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이상 늘어나는 등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단성사의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이 무너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너스의 계약기간은 2011년 4월까지다.
단성사는 대한제국 시대인 1907년 영화, 극, 연희 등을 보여주는 복합공연장으로 세워졌다. 국내 최초 제작 영화 <의리적 구토>(1919년)를 비롯해 <겨울여자>(1977년), <장군의 아들>(1990년), <서편제>(1993년) 등 한국 영화사의 대표작들을 상영하며 영욕을 함께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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