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우리의 법원, 세계의 법원> 펴내
각국 특이한 사법제도·법정 에피소드도 눈길
각국 특이한 사법제도·법정 에피소드도 눈길
월트 디즈니, 마크 트웨인, 헨리 포드, 유명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의 공통점은? 모두 파산했다가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트웨인은 전동타자기 사업에 투자했다 파산한 뒤 작가로 다시 일어섰다. ‘허쉬 초콜릿’ 사장 밀튼 허쉬, ‘하인츠 케첩’을 만든 헨리 존 하인츠 역시 각각 사탕과 오이피클 장사로 ‘쫄딱’ 망한 뒤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던 전력이 있다.
대법원은 헌법 제정 60돌을 맞아 한국과 세계 주요국가의 사법제도를 비교한 <우리의 법원, 세계의 법원>을 펴냈다고 25일 밝혔다. 세계 각국의 흥미로운 사법제도와 법정 에피소드를 소개한 ‘여기서 잠깐’ 꼭지를 간략히 살펴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소송 당사자 합의로 정식 판사가 아닌 제 3자를 판사로 선임(프라이빗 저지)할 수 있다. 주로 은퇴한 판사나 경험 많은 변호사가 선임되는데, 유명 인사들이 사생활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이용되기도 한다. 헐리우드 유명배우인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이혼 재판 때도 프라이빗 저지가 맡았다고 한다.
영국 판사들이 법정에 쓰고 나오는 그 유명한 ‘말총 가발’ 전통은 300년이나 됐다. 가발 착용에 대해 ‘연령과 성별, 인종의 차이를 줄여준다’는 찬성론자들이 있는 반면 ‘고압적 태도의 원인’,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따른다. 올해부터 민사재판에선 가발을 쓰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도 도입 요구가 나오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예는 미국 담배소송에서 찾을 수 있다. 2003년 담배회사인 필립 모리스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손해배상액 85만 달러의 3만3000배에 달하는 280억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 평결이 나왔다.
여성 법관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으로 4만5000명(29.7%)에 달한다. 전체 법관 가운데 여성 법관이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프랑스가 무려 55.6%로 절반이 넘는다. 독일은 33.2%, 한국은 21.1%, 일본은 14.6%다. 12세기 영국에서 틀이 갖춰져 배심재판제도의 원조국으로 불리는 영국이지만, 정작 민사배심재판은 연간 10건 안팎만 열리는 점도 흥미롭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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