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 일손 부족…업체 영세해 추적안되기도
수입 위해식품 지난 1년반동안 회수율 9.9% 그쳐
수입 위해식품 지난 1년반동안 회수율 9.9% 그쳐
과자류에 이어 커피크림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돼 이런 식품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도, 해당 식품을 추적하고 회수하기가 쉽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이산화황이 든 찐쌀, 말라카이트그린이 든 장어, 납이 든 생선 등 중국산 수입식품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생겼지만,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식품 사고가 되풀이돼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중국산 유성분이 든 식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는 대로 회수·폐기 명령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식품당국도 실제 회수 가능성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식품 수입·유통 업체들의 수가 많고 영세한데다 폐업도 잦아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식약청이 대만에서 멜라민 검출이 확인된 중국산 커피크림을 국내에 수입한 업체 5곳을 추적해 보니, 1곳은 이미 폐업해 추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관련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도 큰 문제다. 유해식품으로 회수·폐기 명령이 내려지면 “일단 모두 팔려나갔다”고 답변한 뒤, 상황이 잦아들면 시중에 다시 풀어놓는 경우도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일선 행정기관들은 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의 식재료 코너 같은 데서는 과거에 부적합 판정이 난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수입식품들에서 사고가 났을 때도 식품 회수율은 매우 낮았다. 식약청이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수입산 과자·캔디류 가운데 위해식품 864.5톤이 유통됐으나 회수율은 9.9%에 그쳤다.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은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3년 반 동안 국내외 식품을 통틀어 위해식품 회수조처 현황을 살펴본 결과, 3.5일에 한 번꼴로 364건의 회수조처가 내려졌으나, 회수된 물량은 4028톤 가운데 14%인 567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산 식품 수입량(식품첨가물 및 용기류 포함)은 2006년 7만6985건(236만톤)에서 지난해에는 8만6273건(314만톤), 올해에는 8월말 기준 5만2914건(158만톤)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이 가운데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도 2006년 381건에서 지난해 588건으로 크게 늘었다. 먹을거리의 중국산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식 등이 잦은 직장인이나 값싼 식품과 식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김양중 정세라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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