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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CJ그룹 이씨’ 협박받기 전 살해모의?

등록 2008-09-30 20:10수정 2008-09-30 23:15

검·경 수사결과 범행동기 의문투성이
박씨 자금관리 자료 행방도 오리무중
‘씨제이그룹 회장 돈 관리인의 살인청부 의혹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아무개(40) 전 재무팀 부장의 범행 동기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갈수록 의문투성이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조직폭력배 정아무개씨 등의 기소 내용을 보면, 이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회장 돈 170억원을 박아무개(38·구속)씨에게 투자했고, 그와 함께 강화 석모도 온천사업에도 투자했다. 그런데 이씨가 온천사업 매입 터의 근저당권을 지난해 5월16일 그룹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 일방적으로 옮겼고, 이에 앙심을 품은 박씨가 ‘비자금 폭로’ 등을 위협하자, 박씨를 살해할 것을 결심한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같은 사람들에 대한 기소 내용에, 이씨는 이미 4월 중순께 서울 마포의 한 일식집에서 정씨 등에게 ‘노상강도를 위장해 박씨를 살해하고 서류가방을 빼앗아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사례금 3억원을 약속했고, 정씨 등은 5월 초 착수금 3천만원을 주고 범행에 사용할 대포 차량을 구입하는 등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돼 있다. 그렇다면 박씨의 협박이 살인청부의 직접적 동기인데, 그보다 한달여 전에 살해를 모의한 셈이 된다. 이에 대해 경찰은 “석모도 투자 전부터 170억원 회수 문제 등으로 박씨와 이씨의 관계가 꼬여 있었기 때문에 살인청부 시점이 근저당권 다툼보다 앞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박씨의 ‘서류가방’도 궁금증을 더한다. 이씨의 살인청부를 받은 정씨 등은 지난해 5월27일 새벽 서울 강남에서 이른바 ‘오토바이 퍽치기’로 박씨의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정씨 등에 대한 기소 내용에는 이 가방에 ‘금전거래가 기재된 노트와 수표 1억1천만원’이 든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경찰은 정씨 등 3명을 붙잡아 구속했지만 문제의 가방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가방을 빼앗긴 박씨가 투자 및 자금 관련 자료에 대해 진술을 한 적이 없다”며 “정씨 등도 가방 안에 함부로 쓸 수 없는 수표만 들어 있어 모두 불태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의 핵심 단서가 될지도 모를 이 서류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등은 전혀 하지 않았다. ‘비자금 의혹’이 담겨 있을지 몰라 살해를 해서라도 빼앗으려던 서류를 모두 불태웠다는 일방적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인 셈이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30일 논평을 내어 “씨제이그룹은 차명계좌로 관리해 왔다는 상속재산의 구체적인 보유시기와 규모 등을 스스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찰 등 수사기관은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있는지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씨제이그룹이 문제의 자금을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이라 주장했으나, 이는 삼성그룹의 지난 차명은닉 재산을 해명할 때와 동일한 주장”이라며 “재계 총수의 차명계좌를 통한 자금관리는 주식시장의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심대한 위협을 끼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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