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요정 이명박’ ‘이렇게 잘하는 정부 처음’…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탤런트 최진실씨의 죽음 이후 인터넷 댓글에 대한 규제 여론이 거세지자 누리꾼 사이에 ‘반어적 댓글달기’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선 비판 대상에 대한 이른바 ‘악플’(악성 댓글) 대신 ‘선플’ 달기가 한창이다. 7일 한 인터넷 포털에 실린 ‘주택담보 대출이자가 오르고 있다’는 기사에는, “국민요정 이명박 포에버!”, “금리 올려 서민들의 빚보증을 통한 내집 마련에 일침을 가하신 이명박 사마 감사합니다(이상은 일명 ‘최진실법’에 의거 작성됨)”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이 올린 “이제 반어법으로 댓글을 달자”는 의견에는 추천 댓글이 잇따랐다. 누리꾼 ‘헤테로토피아’는 이 글에서 “이명박 정부 이뻐 죽겠다. 이렇게 잘하는 정부 처음이다. 최고야 최고”라고 풍자했다.
또 최진실씨의 죽음과 관련해 이른바 찌라시(증권가 정보지)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에 누리꾼 ‘첨마음’은 “대한민국 소설 ‘찌라시’ 조·중·동 꼭 뿌리뽑아 주세요. 선플달기 운동중”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촛불집회 때부터 나타난 누리꾼들의 특징은 패배의식이 없는 의사소통이었다”며 “새로운 규제나 금지에 대해 유희의 요소를 더해 저항하는 모습이 댓글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엔지오학)는 “여당이 도입을 추진중인 사이버 모욕죄를 보면, 악성 댓글과 정상적인 비판을 구분할 기준이 모호하다”며 “누리꾼들이 이른바 ‘악플러’에 대한 규제가 표현의 자유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이런 ‘댓글 놀이’로 풍자하고 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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