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헌 회장 소환 임박…100억대 비자금 혐의 포착
검찰의 프라임그룹의 비자금 의혹 수사가 이번 주로 예정된 백종헌 회장의 소환 조사를 고비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프라임그룹의 고속성장 탓에 정·관계 로비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이번 검찰의 수사로 그 실체가 드러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노승권)는 12일 “이번 주 백종헌 회장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윤성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백 회장 소환을 위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계열사 임직원을 조사하는 등 프라임그룹의 불법적인 혐의를 입증할 자료와 증거를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비자금 조성에 따른 횡령·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는 데 견줘, 관심이 집중된 비자금의 사용처와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다.
검찰은 “지난 한 달 동안의 조사를 통해 백 회장의 비자금 조성 단서를 상당 부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백 회장이 계열사 간 불법 거래를 통해 100억원대의 돈을 빼돌린 혐의가 포착됐으며, 계열사 간 거래 과정에서 회사에 금전적인 손해도 끼쳤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전·현직 임직원 가운데 일부로부터 ‘백 회장과 그룹 구조본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주부터 “프라임그룹 수사는 배임과 횡령 등 경제 사건에 대한 것”이며 “지난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도 아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성된 비자금의 사용처 및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별 성과가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라임 그룹 역시 “비자금 조성은 물론이거니와 그 돈이 정·관계 로비에 쓰였다는 것 말이 안 된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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