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인정 고시일 기준 주거이전비 지급하라” 세입자 승소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한승)는 15일 서울 흑석 6구역과 월곡 2구역 재개발지구 세입자 3명이 “재개발사업 지정일이 아닌 사업인정 고시일을 기준으로 주거이전비를 지급하라”며 재개발조합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공익사업법은 “재개발 사업으로 이주하는 세입자에게는 사업인정 고시일 또는 관계 법령에 의한 고시 당시 3개월 이상 거주자에게 4개월분의 주거이전비를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개발조합들은 사업인정 고시일보다 이른 재개발사업 지정일에 거주 중인 세입자들에 대해서만 주거이전비를 지급해야 보상금을 노린 이주를 막을 수 있다며 재개발사업 지정일을 기준으로 삼아왔다. 이에 따라 길게는 몇년이 차이나는 두 날짜 사이에 들어온 세입자는 수백만원의 주거이전비를 받지 못해 왔다.
재판부는 “빠른 날짜를 기준으로 삼으면 재개발구역 지정 뒤 전입한 주민에 대한 보상이 불가능하고, 재개발구역 지정 뒤 단순히 계약만료로 이전하게 된 주민들도 주거이전비를 받을 수 없어, 공익사업으로 주거를 잃는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거이전비를 받으려면 3개월 동안 살아야 하고, 재개발구역 주택 수는 한정돼 있어 악의적 세입자를 배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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