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공장 때문에 ‘석면암’ 사망
재판결과 따라 소송 이어질 듯
재판결과 따라 소송 이어질 듯
석면암인 악성 중피종으로 숨진 원아무개(2002년 사망 당시 62살)씨와 김아무개(2006년 사망 당시 44살)씨의 유족 7명은, 부산환경운동연합의 지원을 받아 13일 석면 방직 업체인 제일이엔에스와 국가를 상대로 모두 4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부산지방법원에 냈다.
석면 취급 공장에서 일하다 석면에 노출된 피해자에게 법원이 손을 들어준 전례가 있으나, 석면제품 제조공장 주변에서 살다가 석면암으로 숨진 ‘환경성 석면 노출’ 피해를 두고 소송이 제기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숨진 원씨는 제일이엔에스가 1969~92년 부산 동래구 연산동에서 가동한 석면 방직 공장에서 2.1㎞ 떨어진 곳에서 4년 동안, 김씨는 0.9㎞ 떨어진 곳에서 7년 동안 살았고, 직업적으로 석면에 노출된 경력은 없다.
유족들은 소장에서 “제일이엔에스는 집진 시설을 갖추지 않고 장기간 작업하면서 석면 분진을 인근 주거지로 날려보내 악성 중피종을 일으키게 했으며, 국가는 석면 위험성을 알면서도 주민 보호 조처를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예용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재개발·재건축 때 건물 철거 과정에서 석면에 노출된 사례들이 꽤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재판 결과에 따라 비슷한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