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법 위반 혐의…전 정권 측근으로 수사확대 가능성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19일 김형진(50) 세종캐피탈 회장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서울 역삼동 세종캐피탈 사무실과 대부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명동 사채시장에서 활동하던 김 회장은 구제금융 사태 와중에 동아증권을 인수해 세종증권으로 간판을 바꾼 뒤 급성장시켜 주목받던 인물이다.
검찰은 세종증권이 2005년 10월 ㅎ사 지분을 사들여 2대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김 회장이 차명거래로 차익을 올린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증권은 2006년 1월 농협중앙회에 매각돼 엔에이치(NH)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2006년 농협중앙회의 세종증권 인수를 앞두고 ‘정권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세종증권 대주주가 세종캐피탈로, 검찰이 이날 압수한 회계자료 작성 시기 등이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시점과 겹친다. 농협은 2006년 1월 세종증권 주식 1465만주(지분율 47.62%)를 주당 8910원에 인수했는데, 2005년 1월 주당 2천원대이던 세종증권 주식은 인수 계약 체결 뒤 2만5500원까지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일부 인사가 수십억~수백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을 확인했지만,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회장 등이 거래 과정에서 거액을 조성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도 수사가 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1999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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