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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연차회장 ‘이중특혜’ 의혹

등록 2008-11-26 19:13수정 2008-11-26 22:49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농협, 양해각서보다 322억 싼 가격에 휴켐스 넘겨
세종증권 주식 차익→휴켐스 헐값 인수

농협중앙회의 인수 전에 세종증권 주식을 사고팔아 막대한 차익을 거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차익의 상당 부분을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 인수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농협은 세종증권 인수와 휴켐스 매각을 연동시켜 추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 회장에게 이중으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회장은 2005년 세종증권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농협이 인수하기 직전 내다 팔아 178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박 회장이 주식을 산 시점은 농협이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추진해, 물망에 오른 증권사들의 주가가 춤을 췄다. 이런 상황에서 100억원이 넘는 돈을 세종증권에 ‘베팅’했다는 것은 모종의 언질을 받지 않았냐는 의문을 낳는다. 또 농협은 2006년 6월 자회사인 휴켐스 주식 46%를 1777억원에 태광실업에 넘기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본계약 과정에서 322억원을 할인해 넘겨 역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세종증권 주식 매매→거액의 시세차익→휴켐스 인수’라는 일련의 과정이 농협 쪽과의 교감 아래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당시 오세환 농협 상무는 “2003년부터 (휴켐스)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세종증권을 인수할 때 (2006년) 6월 말까지 (휴켐스를) 처분한다고 농림부에 보고도 했다”고 답변했다. 농협은 2006년 1월 세종증권 인수를 위해 알짜 기업인 휴켐스를 처분하겠다고 농림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


박 회장 쪽은 애초 세종증권 주식 매매 차익이 100억원이며, 이를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지의 국외 투자에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6일에는 차익 178억원 중 50억원을 휴켐스 매입에 썼다며 말을 바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박 회장 쪽은 본인과 아내 명의로 세종증권 주식 87만주(41억원)를 거래해 94억원의 차익을 남겼으며, 지인 정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 이름으로 110만주(69억원)를 매매해 84억원의 차익을 봤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2006년 증권선물거래소가 박 회장의 세종증권 주식 매매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도 무혐의 종결하는 과정에 외압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선물거래소는 “세종증권 인수가 결정되기 전인 2005년 9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의 주식 거래를 조사했다”며 “특정인(박씨)이 주식을 사들인 시점이 심리 대상 기간 훨씬 이전인 탓에 미공개 정보 이용 개연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김남일 김지은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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