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노건평씨가 차명으로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김해시 내동의 상가건물.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이 건물 지상 1층 269.68㎡가 정화삼씨의 사위 이아무개씨 명의로 돼 있다. 김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노건평씨 차명보유 여부 조사…노씨 “돈 안받아”
검찰 “박연차씨 세종증권 주식 팔아 휴켐스 인수”
검찰 “박연차씨 세종증권 주식 팔아 휴켐스 인수”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로비 사건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2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씨가 정화삼(62·구속)씨 형제로부터 경남 김해시 내동의 한 상가를 차명으로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 이 상가는 정씨 형제가 홍기옥(59·구속) 세종캐피탈 대표한테서 30억원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정씨의 사위 이아무개(33)씨가 산 것으로 등기돼 있다.
검찰은 이씨가 9억2천만원에 사들인 이 상가에 돈을 준 홍 대표를 채권자로 한 5억원의 근저당이 지난 3월까지 설정돼 있던 점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씨는 2006년 3월부터 그해 말까지 이씨에게 30억원의 관리를 맡겼다”며 “이씨가 이 돈으로 상가를 사들였지만, 아직까지 노씨와의 관련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세종캐피탈 쪽으로부터 30억원을 건네받은 정화삼씨 형제가 일부를 노씨 몫으로 떼 이 상가를 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참여정부 말기에 청와대 행정관으로도 근무했던 이씨를 통해 노씨에게 돈이 전달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2005년 세종증권 주식 매매를 통해 얻은 양도차익 가운데 일부가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 인수에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농협으로부터 세종증권 인수 내부정보를 받아 이득을 남기고, 다시 이 돈으로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사들이는 ‘이중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증권선물거래소가 2006년 벌인 조사가 외압으로 종결된 것은 아닌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국세청이 박 회장을 탈세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관련 자료를 받아 조사하고 있다. 박 회장은 외환 거래와 관련해서도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씨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05년 5~6월 정화삼씨와 세 차례쯤 통화를 했고, 그 뒤 동생 정광용씨가 찾아와 홍 대표를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소개해 달라고 해서 소개해 줬을 뿐 돈은 한푼도 받지 않았다”며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김남일, 김해/최상원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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