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전원에 보안각서
노씨, 취재진 전화 안받아
노씨, 취재진 전화 안받아
소환조사가 임박한 30일, 노건평씨는 봉하마을 집에서 지낸 할머니 제사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노씨는 대신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등과 함께 출두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밤 9시10분께 사저에서 300m 가량 떨어진 노씨 집에 승용차를 타고 도착해 1시간30분간 제사를 지내고 돌아갔다. 노 전 대통령은 형수 민미영(52)씨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 집에 들어가던 친척들은 “(노씨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제사가 있는데다, 출두 직전 그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예상에 따라 이날도 봉하마을은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노씨는 며칠 동안 꺼두었던 휴대전화를 이날 다시 켰으나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정재성 변호사 역시 취재진과 연락을 끊었다. 정 변호사는 전날 “(노씨와) 직접 만나기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며 검찰 조사에 대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검찰에서 찔끔찔끔 흘리는 내용이나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과는 달리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 이야기해 봐야 믿어 주지도 않고 오히려 말꼬투리를 잡아 엉뚱하게 보도할 것이기 때문에 기자들과 통화하지 말라고 노씨에게 조언했다”며 “(노씨는) 어쨌든 건강하게 있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일요일인 30일에도 박용석 중수부장 이하 수사팀 전원이 출근해 이번 수사의 결정적 대목이 될 노씨 조사에 대비했다. 수사팀은 경남 김해의 성인오락실 관련 진술과 과거 경찰 수사 기록, 계좌추적 내용 등을 검토하며 막바지 점검에 힘을 쏟았다.
수사팀은 수사 보안 문제와 정치적 민감성 때문인 듯 노씨의 소환 일정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조사 진척 사항에 대해서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계좌추적은 거의 마무리됐다”면서도,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가 정화삼씨 형제에게 준 거액 중 일부가 노씨에게 전달된 정황이 있는지와 오락실 수익의 흐름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검찰은 수사팀을 상대로 조사 내용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보안각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최상원, 김지은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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