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비공개 소환 왜?

[%%TAGSTORY1%%] 1일 아침 일찍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둘러싼 취재진 100여명은 검찰의 ‘빼돌리기’로 허탕을 쳐야 했다. 청사로 들어가는 길목마다 기자들이 지키며 통행 차량을 확인했지만 아무도 노건평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일부 방송사는 위성중계차량까지 동원했지만 노씨의 그림자도 잡지 못했다. 노씨가 오전 10시40분께 이미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접한 기자들은 허탈해하며, 그가 어떤 통로로 들어갔는지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노씨는 이날 대검 밖에서 검찰 직원을 만나, 평소 닫혀 있던 뒷문으로 승용차를 타고 들어와 본관 뒤 쪽문을 통해 조사실로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노씨의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완벽한 ‘작전’을 편 이유에 대해 검찰은 “노씨 쪽에서 촬영당하지 않고 들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거 주요 권력형 비리사건에서도 피의자들의 희망과는 상관없이 거의 예외없이 공개적으로 소환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날 ‘소동’은 검찰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씨의 소환 장면을 비공개로 함으로써 ‘전 정권에 대한 배려’ 모양새를 갖추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임채진 검찰총장이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특정인의 소환 일정 공개를 원천적으로 금지시켜 온 점을 상기시키며 “수사 여건과 인권의식이 바뀌어 2~3년 전부터 중요인물이든 아니든 간에 소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원칙을 세워 왔다. 특히 임 총장 취임 뒤로는 ‘절제와 품격’이라는 원칙에 따라 이런 조처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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