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가 1일 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검찰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동생이 고생했다며 위로 전화”
검찰 조사를 마치고 1일 새벽 귀가한 노건평(66)씨는 취재진에게 “나는 돈을 받은 일이 없고 당당하다”며 종전의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노씨는 이날 새벽 3시께 승용차편으로 봉하마을에 도착해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7시께 일어난 그는 집 앞에 있던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나에게 혐의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나는 당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화삼씨 형제를 도와준 대가로 받았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김해시 내동 상가건물에 대해 “검찰에서도 이 점을 묻기에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했다”며 “만약 내 것이라면 1년에 열두 번이라도 가지 않았겠느냐”며 자신과는 관계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 건물에서 정화삼씨의 동생 정광용씨가 2006년 운영한 성인오락실 개업식 때 참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언론이 없는 데서 살고 싶다. 만약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나의 명예는 누가 회복시켜 줄 것이냐”고 언론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또 “아침에 동생(노 전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왔더라”며 “동생이 ‘검찰에서 소신껏 조사를 받았는데 무슨 일이 있겠느냐. 고생했다’고 위로하더라”고 밝혔다.
노씨는 이날 오전 목욕하러 간다며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부인 민미영(52)씨는 “남편이 ‘집 앞에 기자들이 너무 많아 들어가지 못하겠다’고 하더라”며, 노씨가 외부에서 머물다 영장실질심사 시간에 맞춰 서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을 맞아 “이야기를 좀 하면 좋겠는데 오늘은 간단히 인사하는 것으로 끝내지요”라며 3분여 만에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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