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주장, 무죄 인정 받을 것”
촛불시위 진압에 반대해 ‘육군 복무전환’을 요청한 뒤 거듭 보복성 징계를 받은 이아무개(22) 수경이, 이번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직위해제됐다.
이 수경은 자신이 근무했던 서울경찰청 제4기동대 606전투경찰대 소속 선·후임 전경대원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 부대 대원 3명은 지난 6월20일 “야간 점호를 마친 뒤 선·후임 대원들의 허벅지와 배를 쓰다듬거나 성기 등을 만지려했다”며 이 수경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이 수경은 “고소인들의 주장처럼 점호가 끝나고 불과 15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선임병을 강제추행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일”이라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올 초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혔고, 그 뒤로도 아무 문제없이 근무를 해왔다”며 “육군 복무전환을 신청한 뒤 강제추행으로 고소를 한 것은 ‘괘씸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형사재판을 받게 된 이 수경은 1심 선고 전까지 전경대원 자격을 잃게 됐다. 현행 전투경찰대 설치법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대원을 직위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 기간은 무죄 선고가 날 경우에만 복무 기간에 산입된다. 이 수경은 “이미 영창을 두번이나 보내 군 복무기간이 한달이나 늘어났다”며 “상대방이 어이없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죄를 인정받고 명예롭게 전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12일 국방부와 경찰청을 상대로 전경에서 육군으로 전환복무를 요청하는 행정심판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청구했으며, 그 뒤 복무규정 위반과 명령 불이행 등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영창 15일의 징계를 받았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