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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4년 키운 희망방송, 멈출 수 없다

등록 2008-12-04 18:46수정 2008-12-04 18:53

미누(사진)
미누(사진)
제작중단 위기 ‘이주노동자방송’ 미누 대표
‘시민방송’ 공익채널 탈락해
다달이 받던 지원비 곧 끊겨

“이번달로 <시민방송>(RTV)에서 받아온 방송채택료가 끊깁니다. 앞으로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지 막막합니다.”

네팔 출신인 미누(사진) <이주노동자방송>(MWTV) 상임대표는 3일 당장 닥쳐올 엄동설한에 대한 걱정부터 앞세웠다. 그러나 “방송은 계속될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도 말끝마다 따라붙었다.

이주노동자방송은 시사교양프로그램 ‘이주노동자 세상’(월 1회 60분)과 10개 국어 뉴스 프로그램인 ‘다국어 이주노동자 뉴스’(격주 80분)를 만들어 시민방송을 통해 전국에 내보내고 있다. 시민방송의 대표적인 시청자 제작 프로로 매달 560만원의 제작비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11월 중순,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원이 끊긴 시민방송으로부터 “제작비를 12월 셋쨋주까지만 지원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매체가 절실했습니다. 이주민 100만 시대지만 한국 사회에 그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론에서 비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가 돈만 버는 기계는 아니잖아요?”

미누 대표가 방송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인들이 보는 이주노동자는 늘 동정심의 대상이거나 강제추방에 항의하는 시위대였다. 옆집 아저씨나 이웃 아줌마로서 이주민은 없었다.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면 달라지지 않을까?

그렇지만 방송은 막연했다. 제작기술도 돈도 없었다. 2004년 12월 문을 연 이주노동자방송에게 시민방송은 이 모든 걸 해결해주는 고마운 채널이었다. 시민방송을 통해 카메라 작동법과 편집기술을 익힌 지 석달 남짓. ‘이주노동자 세상’은 2005년 4월부터 시민방송의 정규프로로 편성됐다. 곧이어 기획된 ‘다국어 뉴스’도 3년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주노동자방송은 재작년 말 연구공간


이주노동자 권익 주장 큰몫
“방송 절대 그만둘 수 없어”

‘수유+너머’의 도움으로 서울 용산 국제학교에 조그만 사무실과 스튜디오도 차렸다. 앵커와 피디, 모두 ‘자원봉사’ 이주민들 몫이다.

“어떤 노동자들은 시민방송 채널을 볼 수 있는 공장이라야 일하러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합니다. 자기네말 뉴스가 언제 나오냐는 전화도 많이 받습니다. 방송을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잖느냐”는 미누 대표는 방통위 출범 무렵 방송발전기금 집행이 늦춰지는 바람에 방송 중단 직전까지 갔던 아찔한 순간을 들려줬다. 서로의 호주머니를 털어 제작비 기근을 모면했다. ‘공익채널’에서 탈락한 시민방송이 존립 고비에 몰린 지금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네팔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미누 대표는 한국에 와 봉제공장에서 8년을 일했다. 그는 걸러지지 않은 목소리가 미디어에 실릴 때 세상은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이주노동자들의 권익 주장을 정부는 좋아하지 않겠죠. 이런 프로를 트는 시민방송도 곱게 보일 리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유일한 시청자 참여 채널인 시민방송이나 이주노동자의 대안매체는 계속 살아 있어야 합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사진 연구공간 ‘수유+너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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