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주 전 이사장 “접대비 만들라”…상납액 부족하면 폭언
실버타운 사업 시공사 등으로부터 모두 2억5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지난 17일 김평수(61) 전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구속한 검찰이 애초 이 사업을 추진한 이기우(60)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교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는 이 전 차관이 2003년 초 안흥개발 대표 장아무개씨로부터 경남 창녕군 실버타운 시공권을 넘겨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업 추진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이 2004년 7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발령나자, 투자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당 직원에게 지시해 안흥개발과 사업인수 기본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임으로 내정된 김 전 이사장에게 “당신이 교원공제회 이사장으로 가게 될 것 같으니 실버타운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 달라”고 요구하고, 이후에도 김 전 이사장에게 이를 여러 번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을 처벌할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금 추적 등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구속된 김 전 이사장이 부하에게 “골프 접대비를 만들라”며 판공비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상납액이 부족하면 폭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원공제회 총무팀 직원들은 김 전 이사장에게 건넨 7천여만원을 마련하려고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거나 개인 신용카드로 ‘카드깡’을 해 상납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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