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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00억대 비리사슬…조연급도 ‘억대’ 챙겨

등록 2008-12-22 19:30

세종증권·휴켐스 수사 중간발표
검찰 “건평씨, 홍기옥과 2004년말 첫만남”
‘대통령 형 초기부터 주도적 개입’ 증거로
“오락실 수익 없어 노씨에게 간 돈은 없다”

검찰은 22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세종증권·휴켐스 매각 비리 사건을 “대통령 친형 등 최대권력이 개입한 총체적 비리”로 규정했다. 대통령의 친형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후원자와 고교 동기, 농협중앙회 회장 등이 한데 얽혀 100억원대의 금품을 주고 받은 후진적 비리 사건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노건평씨가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를 처음 만난 시점이 2004년 말이라고 밝혔다. 노씨 구속 단계에서 드러난 2005년 2월보다 이르다. 세종캐피탈이 2004년 7월부터 세종증권 매각을 추진한 점에 비춰, 로비 초기부터 노씨가 주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노씨와 정화삼씨 형제는 세종증권 인수 대가로 홍 대표한테서 받은 30억원을 ‘세탁’하기 위해 경남 김해 상가에 성인오락실을 운영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특히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상가를 정씨의 사위 명의로 해놓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오락실이 33차례나 단속을 당하면서 수익이 생기지 않아, 노씨에게 건네진 수익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세종증권 매각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59억원의 시세차익을 얻는 과정에서도 노씨가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지만, 확실한 진술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씨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는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기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노씨의 딸과 사위, 사돈이 세종증권 주식에 투자해 6억여원을 번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수사에서는 농민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할 농협의 회장이 증권사 인수와 자회사 매각 대가로 70억원이라는 거액을 챙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농협이 이 과정에서 농림부를 상대로 로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당시 장관이던 박홍수씨가 숨져 내사종결했다고 밝혔다.

오고 간 액수가 워낙 큰 탓인지 역할이 불분명한 사람들까지도 ‘숟가락’을 얹고 억대의 대가를 받았다. 2002년 대선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해 유명해진 오아무개씨가 그런 경우다. 노씨와 친분이 없던 오씨는 로비 과정에서 정씨 형제를 알게 된 뒤, 홍 대표와 친분이 있던 박아무개씨와 함께 세종캐피탈 쪽에서 5억원을 받아 이 가운데 1억원씩을 챙겼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300억여원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주요 참고인인 강아무개씨가 도피해 진상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 회장이나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밝혀진 게 없다. 사실상 로비의 출발점이자 세종증권 매각의 최대 수혜자인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을 두고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에 적극 협조한 대가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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