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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불황속 호황’ 성탄 케이크

등록 2008-12-24 14:07

성탄절을 사흘 앞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커피·케이크 전문점 ‘투썸플레이스’ 주방에서 제빵사(파티시에)들이 성탄절에 판매할 라즈베리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성탄절을 사흘 앞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커피·케이크 전문점 ‘투썸플레이스’ 주방에서 제빵사(파티시에)들이 성탄절에 판매할 라즈베리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제빵사 총출동·16시간 종일근무
“화장실도 못 가요” 즐거운 비명
22일 오후 커피·케이크 전문점 ‘투썸플레이스’ 여의도점 주방은 온통 붉은색 천지였다. 5평 남짓한 작은 주방에 7명의 ‘파티시에’(제빵사)가 모여 한 시간이 넘게 라즈베리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케이크 하나는 파티시에 한 사람이 ‘창조’하는 게 원칙이지만, 요즘 같은 때엔 철저히 분업을 한다. 평소 생산량의 5~6배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 주방에서도 두 사람은 하트 모양의 빵을 만들고, 두 사람은 빨간 딸기시럽을 바른다. 나머지 두 사람은 그 위에 딸기를 얹고 케이크를 장식한다. 그리고 마무리된 케이크를 포장하는 파티시에까지. 성탄절 시즌의 파티시에들은 마치 ‘생산라인을 타는’ 공장 노동자에 가깝다.

파티시에 윤주혁(30)씨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점포는 평소 하루 100여개의 케이크를 파는데, 올 성탄절 즈음에는 하루 1천개 이상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소 아침과 오후로 나눠 근무하는 파티시에들도 이땐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종일 근무한다.

불황 속에 맞는 올해 성탄절이 이들에겐 오히려 대목이다. ‘뚜레쥬르’ 홍보부 권형균 부장은 “올해는 경제 사정 때문에 외식보다는 가정에서 케이크로 조촐하게 크리스마스를 맞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조사됐다”며 “예년에 비해 생산량을 20%가량 늘렸다”고 말했다.

주방 한쪽 구석에선 생크림 만드는 기계가 시끄럽게 윙윙거린다. 이날 생산 목표치인 라즈베리 케이크 200개를 완성하고 나면, 다시 티라미수와 카망베르 치즈케이크를 각각 100개씩 만들어야 한다. 막내 파티시에 유미희(23)씨는 “힘든 건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만든 케이크가 1년 중 가장 잘 나가는 날이잖아요. 행복해야죠”라고 말했다.

글·사진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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