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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1 13:11 수정 : 2005.01.01 13:11

을유년 새해 첫날 아침 최저기온 영하 8도의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향이나 스키장, 해돋이 명승지로 떠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분주하기만 했다.

그러나 의미깊은 새해 첫날 아침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터로 또는 도서관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목적지야 어느 곳이든 사람들은 2004년 한해의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05년을 출발한다는 생각에 표정에는 희망이 가득했다.

이날 새벽 5시에 차를 몰고 나왔다는 택시기사 김동환(60)씨. 지난해까지만해도새해 첫날이면 가족과 일출을 보러 여행을 가거나 새해 계획을 세우며 느긋한 시간을 보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공직에도 있어봤고 사업도 해봤는데 작년에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운전을시작하게 됐어요. 새벽에 찬 공기 맞으며 나오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새벽에 종로쪽을 지나다 그 시간까지 술에 취해 새해 기분을 만끽하는 젊은이들을 두어번 실어나르고 고속버스터미널 쪽을 지나는데 택시 수십대가 손님을 기다리며 무작정 줄지어 있었다고 했다.

김씨의 새해 가장 큰 소망은 무사고 운전과 가족의 안녕. 나랏일에 대한 바람은없냐고 묻자 마뜩찮은 목소리로 "정치인들이 그만좀 싸웠으면 한다"고 한마디했다.

이날 아침 9시께 동작대교 지난 지점 강변북로 진입로 부근 차도에서 갖가지 인형을 늘어놓고 팔던 박현만(36.가명)씨. 차들이 쌩쌩 달리면서 내는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져 담요를 덮고 있어도 추위가 뼛속까지 파고든다고 한다.

그는 "휴일이니 아이들 태우고 교외로 나가는 나들이 차량도 평일보다 많을 것같아 일찍부터 나와있지만 아직 하나도 팔지 못했다"면서도 "새해에는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바람을 나타냈다.

지난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김인기(29)씨는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신림동 고시원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새해 첫날이지만 오후에 학원 수업도 있고 새해 기분을 느끼며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다고 한다.

그의 새해 소망은 시험에 합격하는 것 말고도 한가지 더 있다.

그는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공무원이 되는데 우리나라가 잘되는 게 공무원이 잘되는 길 아니겠느냐"며 "나라가 안정되고 번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이지만 사건 사고나 화재가 휴일을 가리지 않는 법. 전국의 경찰과 소방 공무원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불시에 일어날 사건 사고에 대비해 자리를 지키고있다.

1일 오전 은평구 녹번동 서부경찰서 형사계. 30년 가까이 경찰에 몸담고 있는 차준석(56)경사는 같은 팀원 몇 명과 함께 새해 첫날에 일어날 사건을 처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에는 수십년 피워온 담배를 끊었는데 올 해에는 술을 좀 줄일 생각"이라며 "아무래도 건강이 우선 아니겠냐"고 했다.

관악소방서에서 상황대기 중이던 장춘기(45) 소방교는 "작년에는 다행히도 화재진압도중 다치거나 숨진 동료가 한 명도 없었다"며 "올해에도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한 해를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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