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52·사진)
요리책 ‘…한상차림’ 펴낸 82쿡닷컴 김혜경 대표
작년 ‘조선일보 압박’ 맞서 의연히 대응
23년 기자생활…“맛있고 폼나게 먹길” 지난해 광우병 쇠고기 파동 때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으로 주목을 받았던 요리·생활정보 사이트 ‘82쿡닷컴’의 김혜경(52·사진) 대표가 최근 요리책을 냈다. <김혜경의 특별한 한 상 차림>(웅진웰북)은 외식처럼 근사하게 한 끼를 해먹을 수 있는 33가지 집밥을 다루고 있다. 돈 주고 뭘 사먹기 불안한 시대에 그가 권하는 음식은 ‘안전한 밥상’을 뜻한다. 한번 음식을 하면 30명치쯤은 너끈히 차려내는 그의 솜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먹고사는 문제는 정말로 중요해요. 우리 몸 안에 넣는 거잖아요. 그런데 외식은 너무 불안해요. 중국산 식품 위험이나 광우병 논란 때문에 온 국민이 실감하고 있듯이.” 김 대표는 요리사 출신이 아니다. 1978년부터 23년 동안 언론사 기자로 일했다. 2002년 요리정보 사이트로 문을 연 82쿡닷컴은 이제 생활정보 교환과 토론까지 겸하는 ‘국가 대표 주부 커뮤니티 사이트’로 커졌다. 하루 페이지뷰 140만건, 회원 수도 14만명이 넘는다. 시작은 단순했다. “첫 요리책을 사 준 독자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 차원”이었다. 이번 책은 그의 5번째 작품이다. “돈을 벌려고 한 게 아니라 취미였어요. 요리를 좋아하는 주부로, 반평생 글을 써온 기자 출신으로 요리에 대한 글을 나누면서 저도 즐거웠죠.” 82쿡닷컴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께 중대 고비를 맞았다. <조선일보>가 ‘광고주 압박운동’을 벌인 주부 회원들의 글을 삭제하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온 것.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거대 신문사 쪽 주장에 맞서 그는 ‘게시물을 삭제할 수 없다’고 버텼다. 사건의 파장은 컸다. 단박에 사이트가 입길에 올랐다. 덕분에 회원 3만명이 새로 늘었다. “의외로 큰 반응에 어깨가 무거웠지요. 공개 사이트는 투명해야 하고 회원들은 그 안에서 자유로워야 하죠. 촛불집회에 대한 제 생각은 둘째로 치고, 객관적으로 대응한 것뿐입니다.” 사이트 ‘관계자’는 그를 포함해 고작 4명이다. 회원 14만명인 사이트를 관리하는 게 힘겨울 성싶지만, 회원들의 자정노력 덕에 품이 덜 든다고 한다. 82쿡닷컴에는 유해 게시물이나 공격적인 글이 거의 없다. 있어도 회원들이 알아서 ‘읽지 말라’거나 ‘이상하다’는 댓글을 달아주고, 신고를 해준다. 앞으로도 그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부대끼고 나누면서 살길 바란다. 실제 생활에서나 인터넷 공간에서나 그런 작은 즐거움이 유지되었으면 한다.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절로 흐뭇해요. 그런데 식품 불안과 경기 불황이 겹쳐 맘 놓고 맛있고 폼나게 먹을 수가 없으니, 행복이 그만큼 유예되는 거겠죠?”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23년 기자생활…“맛있고 폼나게 먹길” 지난해 광우병 쇠고기 파동 때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으로 주목을 받았던 요리·생활정보 사이트 ‘82쿡닷컴’의 김혜경(52·사진) 대표가 최근 요리책을 냈다. <김혜경의 특별한 한 상 차림>(웅진웰북)은 외식처럼 근사하게 한 끼를 해먹을 수 있는 33가지 집밥을 다루고 있다. 돈 주고 뭘 사먹기 불안한 시대에 그가 권하는 음식은 ‘안전한 밥상’을 뜻한다. 한번 음식을 하면 30명치쯤은 너끈히 차려내는 그의 솜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먹고사는 문제는 정말로 중요해요. 우리 몸 안에 넣는 거잖아요. 그런데 외식은 너무 불안해요. 중국산 식품 위험이나 광우병 논란 때문에 온 국민이 실감하고 있듯이.” 김 대표는 요리사 출신이 아니다. 1978년부터 23년 동안 언론사 기자로 일했다. 2002년 요리정보 사이트로 문을 연 82쿡닷컴은 이제 생활정보 교환과 토론까지 겸하는 ‘국가 대표 주부 커뮤니티 사이트’로 커졌다. 하루 페이지뷰 140만건, 회원 수도 14만명이 넘는다. 시작은 단순했다. “첫 요리책을 사 준 독자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 차원”이었다. 이번 책은 그의 5번째 작품이다. “돈을 벌려고 한 게 아니라 취미였어요. 요리를 좋아하는 주부로, 반평생 글을 써온 기자 출신으로 요리에 대한 글을 나누면서 저도 즐거웠죠.” 82쿡닷컴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께 중대 고비를 맞았다. <조선일보>가 ‘광고주 압박운동’을 벌인 주부 회원들의 글을 삭제하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온 것.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거대 신문사 쪽 주장에 맞서 그는 ‘게시물을 삭제할 수 없다’고 버텼다. 사건의 파장은 컸다. 단박에 사이트가 입길에 올랐다. 덕분에 회원 3만명이 새로 늘었다. “의외로 큰 반응에 어깨가 무거웠지요. 공개 사이트는 투명해야 하고 회원들은 그 안에서 자유로워야 하죠. 촛불집회에 대한 제 생각은 둘째로 치고, 객관적으로 대응한 것뿐입니다.” 사이트 ‘관계자’는 그를 포함해 고작 4명이다. 회원 14만명인 사이트를 관리하는 게 힘겨울 성싶지만, 회원들의 자정노력 덕에 품이 덜 든다고 한다. 82쿡닷컴에는 유해 게시물이나 공격적인 글이 거의 없다. 있어도 회원들이 알아서 ‘읽지 말라’거나 ‘이상하다’는 댓글을 달아주고, 신고를 해준다. 앞으로도 그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부대끼고 나누면서 살길 바란다. 실제 생활에서나 인터넷 공간에서나 그런 작은 즐거움이 유지되었으면 한다.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절로 흐뭇해요. 그런데 식품 불안과 경기 불황이 겹쳐 맘 놓고 맛있고 폼나게 먹을 수가 없으니, 행복이 그만큼 유예되는 거겠죠?”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