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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 청장, ‘MB 형제’ 지인들과 ‘가명 골프’

등록 2009-01-15 08:23수정 2011-12-29 16:55

이상득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그림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률 국세청 청장이 지난달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포항유지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상득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그림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률 국세청 청장이 지난달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포항유지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상률, 권력핵심 향한 인사로비 의혹
지난해 개각설 나돌 때 경주·대구서 골프·회식
이 대통령 후배·친구·동서…포항 유력인사 참석
여론의 초점이 한상률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에서 그의 지난해 ‘크리스마스 나들이’로 옮아가고 있다. 둘을 관통하는 것은 인사 로비다. 하지만 그림 로비가 국세청 안의 암투 과정에서 불거진 것인 데 비해, 크리스마스 나들이는 권력 핵심을 향한 로비 의혹이 짙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청장은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 휴일을 이용해 경주와 대구를 방문했다. 이때 이명박 대통령 및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을 만나 골프를 치고 회식을 했다. 이 시기는 국세청을 비롯한 권력기관장들에 대한 인사와 개각설이 나돌던 때다. 더욱이 한 청장은 골프를 치면서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뭔가 감추고 싶은 일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경주 골프 라운딩

한 청장은 26일 오전 경주세무서 신청사 준공식에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하루 전날인 25일 서울지방국세청의 이아무개 과장을 데리고 경주로 내려갔다. 한 청장 일행은 성탄절 오전 11시 경주의 한 골프장에서 두 팀으로 나눠 라운딩을 했다. 한 청장은 ‘한승진’이란 가명을 사용해 영덕 출신의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 최영우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김은호 중소기업이업종교류회 대구경북연합회장과 조를 이뤘다. 이아무개 과장과 지역 세무서장 김아무개·손아무개씨와 채경수 국세청 조사국장(당시 대구지방국세청장) 4명도 모두 가명으로 한 청장 일행의 뒤를 따랐다.

눈길을 끄는 점은 한 청장과 팀을 이룬 인물들이 모두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인물이라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공장을 경영하는 김 회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로,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를 ‘형수님’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포항상공회의소 회장과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포항의 유력 인사다. 최 회장은 지난 총선 때 경기도 광명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이상득 의원의 핵심 계보원이다. 골프 과정에서 한 청장이 이들을 상대로 자리보전 또는 입각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한 전직 국세청 간부는 “지방 세무서 신축 행사에 해당 지방청장도 잘 참석하지 않는데, 일정이 빡빡한 본청장이 서울에서 경주까지 내려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정권 실세와 가까운 기업인, 정치인들의 지역을 관할하는 국세청 간부 등을 4명이나 대동하고 골프를 친 것은 자신의 청장 유임과 관련한 청탁을 하기 위해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구·경북(티케이) 출신 한 국세청 관계자는 “한 청장과 골프를 함께 친 김은호·최영우 회장은 권력 실세들과 줄을 대려면 이들을 통해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명박 대통령,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 대구 횟집 회식

골프를 끝낸 한 청장은 승용차를 타고 60여㎞ 떨어진 대구 수성구의 한 음식점으로 옮겨, 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과 저녁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통령의 동서인 신기옥씨가 참석했다. 신씨는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의 셋째 언니의 남편이며, 경북고교 총동창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땐 이명박 후보 대구시 선대위 고문을 맡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청장은 신씨에게 ‘충성주’를 올리며 국토해양부 장관을 달라고 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나, 한 청장은 “그 자리에서 만난 사람이 신씨인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이 대통령의 친구인 정영식 효성병원 명예원장도 동석했다. 정 원장은 지난해 12월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장에 임명됐다. 산부인과 의사인 정씨는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에 근무할 때부터 친분이 돈독했다고 측근들은 말했다. 이들 외에도 재대구 포항향우회장 원아무개씨와 이상득 의원의 측근인 김아무개씨, 세무서장 손아무개씨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 청장과의 골프·회식 사실조차 잡아떼던 두 모임 참석자들은 이제 “모임은 했다”고 인정하는 태도로 돌아섰으나, 인사 로비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모임의 시기·성격·구성이 범상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구/구대선 박영률 기자, 정남기 선임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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