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외풍’ 파문] 후임 회장 누가 오나
잔여임기 끝나면 낙하산 투입 관측
잔여임기 끝나면 낙하산 투입 관측
이구택 포스코 회장의 후임은 2월6일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2월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마지막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다. 현재까지는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차기 회장에 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정 사장이 회장직을 이어받더라도 1년 뒤에 정 사장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포스코는 다시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 따라서 포스코 경영진 선임을 둘러싼 ‘외풍’은 내년 초에 본격적으로 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 사장은 포스코 공채 8기로 광양제철소장과 생산기술부문 총괄 사장을 맡았던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이 회장과 가까운 직속 후배로 이 회장의 경영기조를 가장 잘 이어갈 사람으로 꼽힌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윤 사장은 영업과 관리, 홍보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거친 정통 ‘포스코맨’이다. 일부에서는 포스코 상무 출신인 에스케이에너지 구자영 사장이나 강창오 전 포스코 사장도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어쨌든 모두 포스코 출신들이다.
포스코 안팎에선 이번에는 외부인사의 입성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회장 추천 권한이 있는 사외이사진의 면면도 ‘낙하산’ 인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허성관 전 행자부 장관,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장 등 외부 입김에 강하게 맞설 사외이사들이 지금은 다수다.
하지만 내년이면 상황이 달라진다. 정 사장이나 윤 사장이 회장을 맡을 경우 이 회장의 잔여 임기만 채우고 내년에 다시 재신임을 받거나 새 회장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올 2월이면 서윤석(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박영주(전경련 부회장), 허성관 등 3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끝난다. 금융위원장으로 간 전광우씨의 빈자리까지 더하면 4명의 사외이사가 새로 선출된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 정부나 정치권 입김이 미치는 사람들이 새 사외이사로 선출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포스코 회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외부 인사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 등이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잔여임기만 내부인으로 채운 뒤 내년에 낙하산이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 파다하다”고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