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전 부회장 증인 출석
삼성 로비의혹 ‘모르쇠’ 일관
삼성 로비의혹 ‘모르쇠’ 일관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도청한 대화 녹취록인 ‘안기부 엑스파일’의 등장인물인 이학수(63) 전 삼성 부회장이 19일 이를 공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기소된 노회찬(53) 전 의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이 전 부회장은 네 차례나 출석을 거부하다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하자 출석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노 전 의원의 변호인들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재판장 조한창)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2005년 공개된 홍석현(60) 중앙일보사 회장과의 대화 녹취 내용을 제시하며 “그룹 차원에서 정·관계, 특히 검찰을 상대로 로비를 했느냐”는 등의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그러나 이 전 부회장은 거듭 “나는 잘 모르는 내용이며, 불법 도청된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성문 분석 결과 두 사람이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도 “직접 들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 전 부회장은 또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삼성의 로비 의혹에 관해서도 “모른다”거나 “이미 특검이 (혐의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불법 도청 사실을 알고도 실명을 거론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노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구형했다. 노 전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적 의혹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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