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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건물봉쇄에 유족 반발…시민들 국화꽃 추모행렬

등록 2009-01-20 19:36수정 2009-01-21 01:18

철거민 농성 강제진압 과정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 서울 한강로2가 사건 현장에서 20일 경찰이 희생자들의 주검을 수습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철거민 농성 강제진압 과정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 서울 한강로2가 사건 현장에서 20일 경찰이 희생자들의 주검을 수습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철거민 참사’ 부른 강경진압]
사고현장 스케치

5층짜리 건물 봉쇄 놓고
경찰-유가족간 충돌도
“우릴 폭력배처럼 보도”
응급실 철거민들 불만

20일 낮 참사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검게 그을린 건물 외벽과 위태롭게 매달린 부서진 유리조각들은 사건 당시의 참담한 상황을 증언했다. 전경 500여명이 여전히 건물을 에워싼 가운데, 건물 밖 도로에는 철거민과 경찰의 또다른 충돌이 있었다. 재개발 지구 세입자를 비롯한 철거민들은 가족들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건물 진입을 시도했고, 전경들은 이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여성 두 명이 울부짖다 실신해 근처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현장] 추가 주검 수습…백기완 소장 “MB정권이 학살했다”

사고 현장을 찾는 시민 등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사고 건물 앞에 누군가 흰국화 80여 송이를 가져다 놓아 두었고, 한 스님은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염불을 하기도 했다. 한강2동에 살고 있다는 손아무개(75)씨는 “한국이 고속도로 역주행을 하듯 20년은 후퇴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맹아무개(30)씨는 “촛불집회 뒤로 경찰을 신뢰하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은 정말 참담하다”고 말했다.

철거민 가족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참사 현장을 지켜보다 통곡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철거민 가족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참사 현장을 지켜보다 통곡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민주당 정세균 대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 국회의원 10여명도 진상 조사차 현장을 방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오후 4시30분께 사고 현장을 찾았지만, 주위에 있던 시민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현장] ‘철거 농성’ 경찰진압, 시너 터져 5명 사망


[%%TAGSTORY1%%]

사고 직후 가장 많은 부상자가 옮겨진 용산 중앙대병원 응급실 입구에는 농성자와 전국철거민연합 관계자 8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차가운 복도에 주저앉아 대책을 논의하거나, 초점 잃은 눈빛으로 멍하게 허공만 바라봤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각오를 하고 농성을 했는데, 언론에서는 마치 우리가 폭력배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전 11시30분께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응급실을 찾아 다친 이들을 둘러본 뒤 굳은 표정으로 돌아섰다.

중상을 입은 이충연(37)씨의 부인 정아무개씨는 농성 현장에서 실종된 시아버지 이상민(71)씨를 애타게 찾았으나 이씨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5월 결혼해 부모와 함께 장사를 하며 살아왔으며, 최근 용산4구역 재개발로 살고 있던 집이 철거돼, 사고가 난 건물 옥상 옥탑방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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