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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사람에 귀기울이는 검사 될래요

등록 2009-01-29 18:38수정 2009-01-29 22:30

2000년쯤 집에서 나란히 앉은 단병호(왼쪽) 전 의원과 단정려씨 부녀. 어릴 때 집회 현장에서 찍은 사진 말고는 유일한 가족사진으로 할머니가 찍어준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2000년쯤 집에서 나란히 앉은 단병호(왼쪽) 전 의원과 단정려씨 부녀. 어릴 때 집회 현장에서 찍은 사진 말고는 유일한 가족사진으로 할머니가 찍어준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단병호 전 의원 딸 정려씨 ‘검사 임용’
“아버지도 며칠 망설이다, 잘해라”
상관 창원지검장, 아버지 구속 ‘묘한 인연’

“수사 과정에서 속 깊이 많은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검사가 되고 싶습니다.”

오랜 현장투쟁으로 옥고를 자주 치른 ‘노동운동가’ 단병호(60·왼쪽) 전 민주노동당 의원의 딸 단정려(27·오른쪽)씨가 올해 새내기 검사로 임용돼 새삼 화제다. 단정려씨는 이화여대 법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6년 4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주목을 받아왔다.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의장과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거치며 8년5개월간 검찰의 수배를 받거나 구속됐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그는 2년간 사법연수원 교육을 받으며 진로를 고민하다 결국 검사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도 “검사가 되겠다”는 딸의 말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고 한다. 단정려씨는 “처음에 아버지께 말씀을 드리니까 ‘그래, 해라’라고 말씀하지 못하시고 고민하셨다”며 “그러다가 며칠 후에 ‘해보고 싶으면 해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2006년 사시 합격 당시 “노동운동을 하실 때는 물론이고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아버지에게 ‘물적’ 지원을 얻기는 어려웠지만 ‘언제나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시던 격려는 학창시절이나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단 전 의원은 이날 언론과 한 전화통화에서 “왜 검사를 희망했는지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달 9일 근무를 시작할 단정려씨의 첫 부임지가 전국에서 노동운동이 활발한 지역인 창원지검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공교롭게도 단정려씨의 직속 상관이 될 황교안(52) 창원지검장은 2002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때 단 전 의원을 불법 집회와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단정려씨는 “(그런 관계가) 일하면서 특별히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실무를 잘 몰라 일단은 이것저것 해보고 여러가지 사건을 많이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데는 원인이 한 가지일 수 없고 여러가지 원인과 경위가 있을 터이니 두루두루 많이 듣고, 결정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검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지은 기자, 연합뉴스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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