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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 웨이코 사건은 용산참사와 다르다”

등록 2009-02-05 21:16수정 2009-02-06 00:27

“수차례 협상→영장발부→집행자 살해→의도적 방화”
앤킴 변호사 의견서…“경찰 면책근거 삼을수 없어”
검찰이 ‘용산 참사’에 대한 경찰의 책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웨이코 사건’을 검토 중인 가운데, 두 사건은 뚜렷이 달라 적절한 비교 대상이 아니며 경찰의 면책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익 변호사 모임 ‘공감’의 앤 킴 변호사(캐나다·영국 변호사)는 5일 의견서를 내 “웨이코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보고서 등 미국 정부 자료를 분석해 보니 이 사건은 용산 참사와 굉장히 다르다”며 “용산 참사와 관련해 경찰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근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웨이코 사건은 1993년 미국 텍사스주의 소도시 웨이코의 농장에서 종말론을 신봉하는 다윗파 신도들이 연방수사국(FBI) 요원들과 대치해 51일 동안 농성하던 중 진압작전 시작 뒤 화재가 발생해 80여명이 숨진 사건이다. 이후 신도 8명이 유죄 판결을 받은 반면, 연방수사국 쪽은 책임을 면했다.

킴 변호사는 의견서에서 “사건 전 이미 다윗파 교주 데이비드 코레시 등에 대해 불법 무기 소지·사용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연방수사국은 주류·담배·무기단속국 요원들이 영장을 집행하려다 피살되자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농장 진입을 위해 최루가스를 쓴 것은 코레시와 추종자들이 아동들을 학대한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러 차례 협상이 진행됐고 △집단자살이 우려됐으며 △당국이 상황을 세밀하게 파악하면서 백악관에도 전과정을 보고했고 △법무장관이 적어도 6일 동안 진압 계획을 검토하고 수차례 회의를 거쳐 승인했으며 △최루가스 살포를 알리고 당장 진압하는 게 아니라고 반복해 경고했는데도 농성자들이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것이 명백한 점 등이 용산 사건과 다른 점이라고 제시했다.

미국 정부는 당시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2800만달러를 들여 1년 동안 이 사건을 조사했다. 특별검사는 목격자 1001명을 조사하고 230만쪽의 자료를 검토하며 진압작전 과정을 검증했다. 킴 변호사는 미국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은 이유는 연방수사국 쪽이 불을 지르거나 농장에 총을 발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윗파 신도들의 경우 연방 요원들에게 총을 쏴 4명을 사살하고 20여명을 다치게 한 점이 인정됐다.

웨이코 사건이 경찰에 대한 면책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 장서연 변호사는 “연방수사국에 대한 면책 결정도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들인 조사 뒤에 내려진 것으로, 오히려 경찰에 불리한 비교 사례”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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