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1인시위’ 제지끝 신분확인 몸싸움
경찰 “납치·폭행당해…전원 사법처리”
경찰 “납치·폭행당해…전원 사법처리”
지난 5일 ‘용산 참사’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병원 앞에서 경찰과 유가족들이 충돌한 것과 관련해 경찰이 “폭행 관련자 전원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6일 경찰과 유가족 등의 말을 종합하면, 유가족 등은 전날 오전 11시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주변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청사 진입을 시도한 유가족 2명을 체포해 차량에 태운 뒤, 합동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이들을 데려갔다. 이 소식은 곧 분향소 쪽에 있던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전해졌다.
오전 11시50분께 병원 앞에서 경찰과 유가족들이 마주했다. 경찰은 차에 태운 유가족 둘을 합동분향소에 내려주려 했다. 하지만 차량에 있던 유가족 1명이 “경찰청 앞에 내려달라”며 하차를 거부했다. 범대위 관계자와 유가족들도 “정당한 1인시위를 왜 방해하느냐”고 항의했다. 양쪽의 실랑이가 10여분 동안 이어졌다. 낮 12시15분께 차량에 있던 유가족 둘이 차에서 내리면서 상황이 종료되는 듯했다.
그런데 근처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며 보고하던 한 남자가 유가족들의 눈에 띄었다. 유가족과 범대위 관계자들은 곧바로 그에게 다가가 “뭐하고 있는 것이냐”고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유가족 등은 그를 분향소 앞에 있던 천막으로 끌고 간 뒤 낮 12시30분께 용산경찰서 정보2계 소속 이아무개 경사라는 신분을 확인한 뒤 풀어줬다.
경찰은“흥분한 유가족 등이 (이 경사를) 불법 납치·감금·폭행했다”며 폭행 가담자 전원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멍과 찰과상으로 전치 3주의 진단이 나왔다. 유가족과 범대위 쪽은 “신분을 묻는 순간 (이 경사가) 먼저 폭행을 해와 대응한 것”이라며 “정당한 1인시위를 방해한 경찰 쪽에 오히려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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