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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알카에다식 자살테러”…여당 ‘2차 가해’ 도넘었다

등록 2009-02-11 19:44수정 2009-02-12 00:11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철거민 사망사고 현장 가림막에, 20일 오후 시민들이 희생자들을추모해 꽂아놓은 국화꽃과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난하는 손팻말이 놓여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철거민 사망사고 현장 가림막에, 20일 오후 시민들이 희생자들을추모해 꽂아놓은 국화꽃과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난하는 손팻말이 놓여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국회 긴급현안질의 들어보니]
죽음부른 진압 감싸고, 사망자 과격성 부각
질의신청 안한 의원에 ‘참여 지시’ 내리기도
용산 참사를 다룬 11일 국회 긴급현안 질문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죽은 이들과 철거민들을 ‘자살테러’, ‘암적 집단’, ‘반국가세력’ 등으로 이름 붙였다.

한나라당은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의원들을 질의자로 배치해, 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련)가 끼어든 불법폭력 시위가 사고의 원인이며, 경찰은 “할일을 했다”며 죽음까지 부른 진압을 적극 감쌌다.

첫 질의자로 나선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은 시너에 화염병이 떨어져 불이 났다는 검찰 수사결과를 언급하며 “다 함께 죽자는 알카에다식 자살폭탄 테러와 다른 게 뭐냐”며 사망자들의 과격성을 부각시켰다. 이 의원은 “경찰이 불법시위, 인질범 진압·검거시 자살폭탄 테러까지 예상한다면 (그래서 작전을 하지 않으면) 어떠한 경우라도 범인을 진압·검거할 수 없다”며 김경한 법무부 장관에게 “공권력 확립의지를 밝히라”고 주문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전철련’을 겨냥했다. 그는 “숙련된 폭력전문 집단인 전철련이 기습점거해 차량과 행인에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반국가세력의 불법폭력단에 의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암적 집단을 뿌리뽑았다면 이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장 의원은 한승수 국무총리를 불러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의를 받아들인다면 소신 있는 경찰총수를 잃게 될 것”이라며 사퇴 반려를 요청했다.

이한성 한나라당 의원도 철거민들의 절규를 ‘테러’로 정의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김경한 장관에게 “화염병과 염산을 던지는 게 국어사전상 테러냐”고 묻고, 김 장관은 “정확히 테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으나 폭력양상에서 비슷한 점은 있다”며 박자를 맞췄다. 이 의원은 아예 “우리 사회는 자유를 너무 보장하는 면이 있다. 무리지어 떼쓰는 거리시위에 몸서리를 친다”며 정부에 강력한 법질서 확립을 요구했다.

같은 당 신지호 의원도 가세했다. 신 의원은 “전철련이 개입한 폭력투쟁으로 사람이 많이 죽고 다쳤다”며 “전철련이 극렬투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을 이번에도 재현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어 한 총리에게 “청와대 일부 수석이 김석기 청장 사퇴를 유도했다. 문제를 일으킨 수석 문책을 건의할 생각이 없냐”며 “김 청장이 사퇴한 오늘은 공권력이 죽은 날”이라며 김 청장의 ‘사퇴’를 안타까워했다.

한나라당은 경찰 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평소 강경입장을 폈던 의원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신지호·장제원 의원 등 용산참사 대책반에 소속된 의원들과 보수색채가 강한 이인기·이한성 의원 등을 원내 지도부에서 ‘낙점’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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