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검사 8명 파견받아…‘박연차 로비’ 집중수사 할 듯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가 최근 검사 8명을 한꺼번에 파견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무죄 선고가 잇따라 공소유지 업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하지만, 박연차(64·구속)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재개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중수부는 지난 10일자로 각 지방검찰청과 지청에서 조재연(사법연수원 25기), 최성환(28기), 이선봉(27기), 이주형(30기), 이건령(31기), 김형욱(31기), 김창진(31기), 김선규(32기) 검사를 파견받았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1일 “공기업 비리 등 최근 3년 동안 중수부가 맡은 주요 사건에서 계속해 무죄가 선고되면서 공판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파견 검사 가운데 절반 정도를 투입해 ‘특별공판실’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파견 검사와 직무대리 검사 8명을 내보내고 새로 8명을 충원했기 때문에 외견상으로는 중수부 규모에 변화는 없다. 하지만 이들 8명이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보강됐다는 점에서 증원된 수사 인력을 상시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특수부 출신을 대거 보강한 점에 비춰 공판 업무 강화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보강은 임채진 총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중수부가 박연차 회장 로비 의혹과 관련한 단서를 잡고 검사들을 끌어모았다. 두 달 정도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기획관은 “파견 검사 일부를 박 회장 수사나 다른 첩보 수사에 투입할 예정이지만 특별한 로비 단서가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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