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업체에 금품수수 가능성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간부가 미국 밸브업체 시시아이(CCI)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한수원의 납품 비리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황인규)는 19일 한수원 재무팀 부장 허아무개(51)씨의 배임수재 혐의 조사와 관련해 “시시아이 외에 허씨가 다른 납품업체한테서도 돈을 받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시시아이로부터 납품계약 대가로 5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허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한수원 본사 압수수색에서 시시아이 관련 서류 외에도 납품계약 전반에 관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내 발전소 관리를 사실상 독점하는 한수원 임직원이 다른 업체한테서도 관행적으로 금품과 향응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시시아이에서 다른 임직원에게도 돈을 건넸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 외국 거래처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된 시시아이 임원은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 공기업에 로비 자금 100만달러를 썼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편, 허씨는 시시아이 한국법인한테서 상습적으로 접대를 받아 온 혐의도 받고 있다. 허씨는 시시아이가 납품을 시작한 2000년께부터 수백만원어치의 상품권과 고급 만년필, 양주를 여러 차례 건네받았으며, 수차례 룸살롱 등지에서 접대를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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