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압박해 로비 규명”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가 최근 박 회장의 큰딸(37)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9일 “태광실업 쪽 회계자료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의 큰딸을 불러 관련 내용들을 물어봤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큰딸은 아버지의 구속 이후 회사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의 자녀가 연루된 위법 사항에 대한 조사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박 회장의 세 딸을 모두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주변 압박을 통해 박 회장의 ‘입’을 열려고 하는 등 제기된 의혹의 규명 작업을 다각도로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입을 열지 않고 있어 로비와 관련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수사는 설득보다는 압박하는 쪽에 가깝다. 딸들을 조사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태광실업 홍콩법인에서 박 회장이 차명으로 배당받은 수익금 685억원 가운데 일부가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잡고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중간 수사결과 발표 때는 이 수익금의 국내 유입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 출신으로 16대 국회의장을 지낸 박관용(71) 전 의장은 2006년 박 회장에게서 연구 후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계 은퇴 뒤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이사장으로 있는 박 전 의장은 “2006년 박 회장이 연구원에 후원을 해 연구원에서 정상적으로 장부처리를 해 받았다”며 “박 회장은 30여년 전부터 친분이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쪽 사람이라 정치할 때는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정치 후원금을 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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