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양청 명령에도 불성실…문제의 미국산 땅콩제품 시중 유통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땅콩을 쓴 미국산 초콜릿 제품이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으로 확인돼 회수 조처가 내려졌다. 하지만 이 땅콩을 초콜릿 등 과자의 원료로 쓴 국내의 일부 제과업체들은 자발적인 회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미국에서 살모넬라균 오염 우려로 자진 회수 조처된 ‘밀크 초콜릿 피넛츠’가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제품에 대해 유통을 금지하고 회수 명령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회수 조처가 내려진 제품은 미국 마리치 컨펙셔너리가 만들고 국내 ㈜씨믹스와 ㈜이룸푸드시스템이 수입한 것으로, 유통 기한이 2009년 3월1일과 2010년 4월9일 사이에 있는 모든 제품이다. 국내에는 총 1239㎏이 들어왔다.
식약청은 또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이 땅콩 버터를 공급한 미국 피넛 코페레이션 오브 아메리카(PCA)의 모든 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으며 이 회사의 원료를 쓰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 미국에서 수입되는 땅콩 및 땅콩 함유 제품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롯데제과, 오리온 등 국내 4개 제과업체들이 미국에서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것으로 우려되는 땅콩을 사용해 만들어 시중에 유통시킨 초콜릿 등 과자제품은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청은 지난달 29일 업체들에 해당 땅콩의 사용금지 및 회수 명령을 내렸으나, 회수량은 전체의 47~71% 수준이었고 나머지는 과자에 사용돼 팔려 나갔다. 당시 식약청은 회수된 원료에 대해 검사를 한 결과 살모넬라균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소비자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남은 땅콩에 대해 회수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이미 과자 재료로 쓰인 땅콩은 제조 과정 중에 살모넬라균이 다 죽거나 제거된다는 이유로 회수 조처를 내리지 않았고 해당 업체들도 자진 회수하지 않았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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