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구 실질 소득 및 소비 증감율 추이
작년 가계 실질소득·소비 첫 감소…교육비 8%증가
지난해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과 소비가 통계조사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어려워져만 가는 살림에도 자녀 교육비 부담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국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37만원으로 1년 전보다 4.5%늘었지만, 물가상승률(4.7%)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오히려 0.2% 줄었다.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비지출은 229만원으로 2007년에 견줘 1.1% 줄어, 소득보다 소비감소 폭이 더 컸다. 연간 기준으로 실질소득과 소비가 줄어든 것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뒤로는 가계의 소득·소비 감소세가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전국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2007년 4분기보다 2.1% 줄었고, 월평균 실질소비도 3.0%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실질소득과 소비가 동시에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감소율도 최대였다.
실질소득은 감소하는데 갈수록 커지는 교육비 부담이 가계수지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전국가구의 소비지출 세부내용(명목기준)을 보면, 교양오락(-8.1%)·의류신발(-3.7%)·가구가사(-3.6%) 등 대부분 생활비 지출이 줄었으나 교육비 지출은 8%나 늘었다. 범위를 도시 근로자 가구로 좁혀보면 교육비 증가율이 15.4%에 이르러, 도시가계를 중심으로 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반영했다. 특히 사교육비의 한 항목을 구성하는 입시·보습학원비는 전국 가구평균이 17%, 도시가구는 24.6%나 증가했다.
한편,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08년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초·중·고생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0조9천억원으로 2007년(20조400억원)보다 4.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저소득 가구 지출능력 감소로 사교육 참여율은 75.1%로 1.9%포인트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사교육을 받은 학생의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는 2007년 28만8천원에서 지난해 31만원으로 7.6%가 증가했다. 과목별로는 영어 사교육비가 11.8%로 가장 많이 늘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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