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00억대 횡령 포착…주변인물 줄줄이 조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의 횡령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특수부(부장 이경훈)는 2일 강 회장 소유의 충북 충주 시그너스골프장 자금담당 이사를 지난달 28일 긴급 체포해 조사한 뒤 이날 밤 풀어줬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 1일 시그너스골프장에서 근무하는 강 회장의 아들(31)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지난주에는 강 회장의 개인 회계사를 불러 사흘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지난달 강 회장의 회사와 집에서 압수해 온 회계장부 등을 분석한 검찰은, 강 회장이 회계 조작 등으로 1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회장과 거래를 하는 회사 등 주변까지 수사망을 넓히며 강 회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살펴볼 자료가 많아 강 회장 회계사를 사흘 동안 조사했다. 시그너스골프장 자금담당 임원은 강 회장보다 아랫사람이기 때문에 일단 풀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때 이 임원을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강 회장을 소환해 횡령 혐의와 안희정(45)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건넨 7억여원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한 뒤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회계사가 회계장부를 정리할 때 잘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장부상의 실수이지 횡령한 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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