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현실도피 욕구 때문”
국제우편이나 소포 등을 이용한 소규모 마약 밀반입이 늘면서 검찰의 단속에 걸려든 마약사범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이두식)는 지난 1~2월 마약류 밀반입 및 투약사범 35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11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구속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어릴 때 미국에 입양된 한국 출신 미국인 ㅁ아무개(32)는 미국 유명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국내에서 음악 관련 직업을 구하던 중 대마초를 땅콩버터 통에 담아 밀반입하려다가 구속됐다. ㅅ운수 노조위원장 최아무개(41)씨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국제특급우편으로 히로뽕을 들여와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히로뽕을 투약한 30대 부부가 적발되기도 했다. 검찰은 국내 공연 뮤지컬에 출연하는 스페인 무용수 4명이 해시시를 투약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중 1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온라인 마약 매매가 늘고 있다고 보고 인터넷 유통 마약 단속 전담반을 구성했다. 인터넷 마약 판매자들은 주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물건’이나 ‘풀’ 등의 은어를 사용하며 10~20분 만에 거래를 마치고 글을 삭제하는 ‘반짝 세일’ 형태로 마약을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경제난에 따른 현실 도피 욕구 때문에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마약을 투약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엑스터시 같은 마약을 국제우편 등을 이용해 소규모로 유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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