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바뀐건 톱스타 얘기
술집 데려가고 금전 요구도
은밀한 거래 공개 드물어”
술집 데려가고 금전 요구도
은밀한 거래 공개 드물어”
스폰서, 성상납, 술접대, 노예 계약….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서 드러난 방송·연예계의 뿌리깊은 ‘부조리’에 대해 연예기획사 종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은 한결같이 착잡함을 토로하면서도 “비록 일부의 문제라 하더라도 구조적인 문제여서 쉽게 해결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 “상납도 양극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상납에도 양극화가 있다”고 말한다. 유명 여배우의 매니저를 지낸 유아무개씨는 “요즘은 분위기가 바뀌어 연예인들이 오히려 ‘갑’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톱클래스 연예인들 이야기”라며 “톱클래스는 광고주나 대기업 총수 등의 비서실로부터 거꾸로 ‘저녁 식사 자리에 와주면 얼마를 주겠다’고 먼저 연락이 오지만 신인들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매니저 출신으로 제작사에서 일하는 정아무개씨는 “드라마 시나리오가 나오면 방송 3개월 전까지는 ‘라인업’(출연진)을 짜야 한다”며 “라인업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피디, 제작사 사장, 제작사 투자자들에게 한번 보여주자’며 신인을 술집에 데려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신인’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구조도 문제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유씨는 “신인은 예컨대 16부작 드라마 3편에 출연한다해도 몸 관리 등 본인 개발비를 빼면 생활비도 안 나온다”면서 “대개 집안이 넉넉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은데 혼자 가슴앓이를 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배우가 먼저 이른바 ‘스폰서’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씨는 “절박한 신인들은 성공하기 위해서, 또는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기가 먼저 그런 얘기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수요가 있으니…” 데뷔 2년차 여배우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조아무개씨는 여배우들의 ‘성상납 논란’은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조씨는 “수요가 없는데 기획사에서 그런 구조를 만들겠느냐”면서 “돈이든 뭐든 영화감독, 영화사 대표, 방송국 피디 등 실권을 쥐고 있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걸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사 프로듀서에게 배우 프로필을 보여주면 ‘푸싱해주겠다’고 하고, 일선 프로듀서에서 위로 가면 갈수록 바라는 것이 달라진다”며 “요즘은 자금 문제가 힘들다보니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접대 문화는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소문만 돌 뿐 드러나는 경우가 드물다. 방송 드라마 홍보일을 하는 장아무개씨는 “연예기획사 간부가 소속 배우의 광고 출연권을 따오는 과정에서 배우와 광고대행사 간부 등과 만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성상납이) 있었는지 여부는 본인들만 안다”고 말했다. 연예기획사에 근무하는 윤아무개씨는 “배우와 감독만의 은밀한 거래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일부 극단적 사례”라면서 “사석에서는 그런 얘기들도 오가지만 공론화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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