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김해갑 출마 이정욱씨 3억수수 혐의
‘박연차 리스트’ 정·관계 인사 줄소환 촉각
‘박연차 리스트’ 정·관계 인사 줄소환 촉각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17일 2005년 국회의원 재선거 과정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정욱(60)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체포했다. 지난해 11월 로비의혹 수사가 시작된 뒤로 정치권 인사가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관계 인사 소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박 회장 주변에 대한 계좌추적과 진술을 통해 이씨가 재선거에 나올 즈음 박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잡았다”며 “이날 새벽 경기 분당의 집에서 이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의 수수혐의 액수는 3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5년 4월 재선거를 치르는 경남 김해갑 선거구에 당시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당시 김해갑 선거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씨는 해운산업연구원을 거쳐 1999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지내는 등 해양수산 전문가로 통했다.
박 회장이 운영하는 태광실업도 김해에 자리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 조사해 봐야 한다”며 “18일 안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두 달 가까이 박 회장 주변에 대한 집중적인 계좌추적 등을 벌여온 검찰은, 지난주말부터 박 회장을 잇달아 불러 로비 정황을 뒷받침할 진술을 받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되기 전 로비혐의를 받는 정치인들의 체포나 소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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