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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연차의 입’ 여의도 향하나 경남서 머무나

등록 2009-03-18 19:51

여야 넘나든 ‘로비 큰손’ 정계수사 임박 관측
송은복 전 김해시장 체포 ‘꼬리자르기’ 의혹도
박연차(64·구속 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가 불법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인사들을 잇따라 체포해, ‘큰손’으로 알려진 그의 로비 행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18일,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3억원을 받은 혐의로 송은복(66) 전 김해시장을 체포했다. 2005년 국회의원 재선거 과정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3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전날 체포된 이정욱(60)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거물급으로는 보기 어려운 두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박 회장의 사업 근거지인 경남 김해의 인사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러나 수사의 중심이 여의도 정계로 옮겨가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박 회장은 2002년 대선 때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7억원을 건넸다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열린우리당 17대 의원들에게 편법적으로 후원금을 전달한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

수사의 파장이 옛 여권에만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은 부산·경남에 기반을 두고 있고, 2002년 대선 전까지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특별당비 10억원을 내기도 해, 여야를 넘나든 ‘광폭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천신일 고려대 교우회장이 박 회장이 사들인 휴켐스의 사외이사라는 점도 그의 정치적 보폭을 가늠케 한다. 이날 체포된 송 전 시장은 지난해 한나라당 공천으로 김해을 선거구에 출마했었다.

한편으로는 현재까지 김해지역 인사들만 수사망에 걸려드는 것을 두고, 박 회장이 거물급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해 ‘꼬리자르기’식 진술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정계에서 은퇴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이 박 회장한테서 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역 중앙 정치인도 수사 대상이냐’는 질문에 “수사를 진행한 다음에 말하겠다”며 부정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몇몇 정치인의 경우 소환 일정까지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 로비 대상으로 거론한 서갑원 민주당 의원 쪽은 “박 회장에게서 후원금 500만원을 정식으로 받아 처리했을 뿐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전·현직 검찰 간부 연루설이 나오는 것도 이번 사건이 또 다른 폭발력을 지녔다는 관측을 낳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일부 간부들이 박 회장과의 ‘인연’ 때문에 지난 1월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홍 기획관은 “박연차 리스트는 없으며, 검찰 간부가 확인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남일, 김해/최상원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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