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하청 미끼로 9억 챙긴 대기업 간부

정치권 로비 의혹은 밝혀지지 않아

제2롯데월드 공사 하청을 따주겠다는 명목으로 건설업체들로부터 거액을 챙긴 혐의로 대기업 간부와 변호사가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이명순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사기 혐의로 롯데물산 자문변호사 강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강씨가 건설업체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얼굴마담' 역할을 맡은 이 업체 김모 이사 역시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2007년 "제2롯데월드 신축 허가가 날 경우 하청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4개 업체로부터 모두 9억5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강씨가 받은 돈이 제2롯데월드 신축 허가를 얻기 위한 정치권 로비자금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친척인 강씨에게서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샀던 열린우리당 전 의원 A씨를 지난달 27일 소환 조사했지만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에게 전달된 돈에서 대가성이 발견되지 않았고 강씨는 받은 돈을 모두 개인적인 이유로 사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도 강씨에게 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 정치권 로비 관련 내용은 공소장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롯데물산은 1994년부터 잠실 롯데월드 맞은편에 112층(555ｍ) 높이의 제2롯데월드를 신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인근에 있는 서울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의 안전문제에 걸려 아직 사업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황철환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