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지난해 12월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지난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 정황 드러나
평소 청와대·부산경남 정치인과 친분 유지
평소 청와대·부산경남 정치인과 친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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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현 정부 쪽 인사들에게도 ‘칼끝’을 겨누고 있다. 애초 검찰 수사는 참여정부 때의 박 회장 비리와 정·관계 로비 의혹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회장이 수사 및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힘 있는 현 정부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로서도 수사 확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까지 의혹 대상에 오른 현 정부 쪽 인사는 3명이다. 23일 구속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외에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 회장 사이의 수상한 돈거래 정황이 포착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자 고려대 교우회장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도 박 회장의 구명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수사 과정에 현 정권 실세들의 입김이 있었는지 규명하는 게 수사의 한 갈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중진 의원을 비롯한 2~3명의 여권 정치인도 박 회장과 ‘거래’를 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의혹을 받는 이들은 박 회장과의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이나 대가성 금품을 받은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우선 추 전 비서관은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생활비로 썼다”고 진술했지만, 나머지 돈을 다른 인사에게 전달하거나 박 회장의 구명 활동을 벌인 적은 없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 전 수석은 이날 “박 회장이 중소기업을 할 때부터 알고 지냈던 것도 사실이고, 박 회장 쪽에서 세무조사와 관련해 전화를 걸어와 ‘어떻게 해야 하냐’며 상의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세무조사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하거나 구체적인 도움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 쪽은 동생이 박 회장한테서 돈을 빌린 시점도 민정수석으로 가기 훨씬 전인 2003년으로 “어디까지나 사적인 문제”라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이 결과적으로 박 회장한테서 사무실 보증금을 빌린 때가 서울고검장 퇴임 직후이고, 동생이 박 회장에게 돈을 갚았다는 시점은 이명박 정부 들어 민정수석 임명 직전이라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측면이 있다. 이 전 수석과 박 회장은 동향(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대학 동기인 천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정권 실세들과 연결되는 통로로 알려져 왔다. 그와 이 대통령의 친분은 “대통령이 식사 약속이 없을 때 편하게 청와대로 불러 밥을 먹는 사이”(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텁다. 박 회장과 천 회장은 각각 레슬링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었다. 천 회장은 박 회장이 인수한 농협 자회사 휴켐스의 사외이사를 맡았다가 최근 그만두기도 했다. 천 회장의 한 측근은 이날 “천 회장이 ‘친한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으니, 아는 변호사를 찾아가서 자문을 구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박 회장한테서) 십원 한 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석진환 박현철 기자 soulfat@hani.co.kr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현 정부 쪽 인사들에게도 ‘칼끝’을 겨누고 있다. 애초 검찰 수사는 참여정부 때의 박 회장 비리와 정·관계 로비 의혹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회장이 수사 및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힘 있는 현 정부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로서도 수사 확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까지 의혹 대상에 오른 현 정부 쪽 인사는 3명이다. 23일 구속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외에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 회장 사이의 수상한 돈거래 정황이 포착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자 고려대 교우회장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도 박 회장의 구명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수사 과정에 현 정권 실세들의 입김이 있었는지 규명하는 게 수사의 한 갈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중진 의원을 비롯한 2~3명의 여권 정치인도 박 회장과 ‘거래’를 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의혹을 받는 이들은 박 회장과의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이나 대가성 금품을 받은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우선 추 전 비서관은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생활비로 썼다”고 진술했지만, 나머지 돈을 다른 인사에게 전달하거나 박 회장의 구명 활동을 벌인 적은 없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 전 수석은 이날 “박 회장이 중소기업을 할 때부터 알고 지냈던 것도 사실이고, 박 회장 쪽에서 세무조사와 관련해 전화를 걸어와 ‘어떻게 해야 하냐’며 상의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세무조사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하거나 구체적인 도움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 쪽은 동생이 박 회장한테서 돈을 빌린 시점도 민정수석으로 가기 훨씬 전인 2003년으로 “어디까지나 사적인 문제”라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이 결과적으로 박 회장한테서 사무실 보증금을 빌린 때가 서울고검장 퇴임 직후이고, 동생이 박 회장에게 돈을 갚았다는 시점은 이명박 정부 들어 민정수석 임명 직전이라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측면이 있다. 이 전 수석과 박 회장은 동향(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대학 동기인 천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정권 실세들과 연결되는 통로로 알려져 왔다. 그와 이 대통령의 친분은 “대통령이 식사 약속이 없을 때 편하게 청와대로 불러 밥을 먹는 사이”(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텁다. 박 회장과 천 회장은 각각 레슬링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었다. 천 회장은 박 회장이 인수한 농협 자회사 휴켐스의 사외이사를 맡았다가 최근 그만두기도 했다. 천 회장의 한 측근은 이날 “천 회장이 ‘친한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으니, 아는 변호사를 찾아가서 자문을 구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박 회장한테서) 십원 한 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석진환 박현철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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