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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여당 중진 의원 첫 소환…“로비 끝 어디냐” 흉흉

등록 2009-03-26 19:29수정 2009-03-27 00:21

‘박연차 로비’ 전방위 수사
‘선’만 닿으면 통큰 로비…검·경·법원·국세청까지 망라
전·현 경찰 고위간부 4명·검사장급 2~3명 의혹 제기
“5천만원=5천원, 1만달러=만원” 진술에 수사관도 질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금품 로비 행각에 여당 중진인 박진 의원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대체 로비의 끝이 어디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사의 폭이 뻗어나가고 있다. 여권에서 나돌던 ‘중진 의원 연루설’이 사실로 드러나는 형국이다.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권이든 야권이든 중량급 인사들의 연루 혐의가 잇따라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의 등장은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경우처럼 뜻밖으로 받아들여진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도권의 이미지 깨끗한 의원”이 거론되긴 했지만, 박 의원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드물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3선 이상의 여당 중진급 의원이 박 회장한테서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박 의원 말고 또다른 인사가 걸려들 가능성도 있다.

박 회장의 로비 의혹은 검찰과 경찰, 사법부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검찰은 26일 박 회장의 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 일정을 세우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의혹이 있는 부분은 스크린(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의혹이 제기되는 인사들로는 전직 경찰청장 2명을 포함한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 4명, 전·현직 검사장급 2~3명, 부장판사 1~2명 등이다. 대부분 박 회장의 근거지인 부산·경남지역을 거쳐 갔거나 근무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이들이 박 회장한테서 전별금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대가성이 약한 소액의 전별금보다는 직무와 관련한 금품을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세무조사 무마 의혹이 제기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박 회장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도 조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상식을 뛰어넘는 박 회장의 로비 행태는 검찰마저 놀라게 만들었다. 박 회장은 로비용 금품 액수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처음에는 ‘5천원’, ‘만원’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박 회장이 의도적으로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판단했으나, 곧 그의 ‘돈 단위’가 통념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수사팀 관계자는 “박 회장은 5천만원을 5천원으로, 1만달러를 만원이라고 말한다. (그런 셈법이) 입에 붙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검찰이 로비 대상 정치인들을 밝혀낸 데는 2004~2006년 박 회장의 일정을 깨알같이 기록한 여비서의 다이어리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 이 다이어리에는 첫 번째 표적이 됐던 정치인들 말고도 관계나 사정기관 관계자들이 포함됐을 개연성이 높다.

검찰은 “현재까지 다이어리에서 정치인이 아닌 (관계 쪽) 사람이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또다른 다이어리들이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보되고 있어, 의외의 방향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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