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메를로(62·Gianni Merlo)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회장
메를로 체육기자연맹 회장
“둘 다 한국을 위한 것인데,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나요?”
잔니 메를로(62·Gianni Merlo·사진)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회장이 평창과 부산이 각기 겨울과 여름올림픽 유치에 나선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메를로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한국스포츠외교포럼과 한국체육기자연맹이 공동 주최한 ‘스포츠미디어 환경 변화와 스포츠외교’ 세미나에 초청연사로 참석했다. 그는 “사실, 평창과 부산이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지만, 곧이어 “하지만, 별개인 만큼 하나라도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하나를 완벽하게 끝낸 뒤 다음 것을 추진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평창은 2018년 겨울올림픽을, 부산은 2020년 여름올림픽을 유치하기로 해 일정과 절차가 서로 다르다.
메를로 회장은 모국인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일도 소개했다. “1990년대 말 토리노 겨울올림픽을 유치할 당시 로마에선 여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국내외 여론이 나빠지고 힘도 분산될 것 같아 로마를 포기하는 쪽으로 정리한 결과 토리노가 유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이 매우 적극적인 유치전을 펴면서도 두 차례나 실패한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것도 촉구했다. 그는 “평창은 두 차례나 1차 투표에서 좋은 표를 얻고도 결선에서 실패했다”며 “매우 강하고 좋은 축구팀들은 많지만 이기는 팀과 골을 넣는 팀은 많지 않은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평창이 마무리에서 실패한 까닭이 보이지 않는 내부의 분열 등 비효율적인 활동 때문이라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고 했다.
한편, 그는 한국·중국·일본·인도가 있는 아시아가 향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05년부터 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신문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의 올림픽과 육상종목 수석기자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세계육상경기연맹(IAAF)·국제축구연맹(FIFA) 미디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사진 대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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